'매니저 갑질 논란'으로 불거진 이순재, '인간 이순재'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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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7.07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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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 데뷔, 가장 나이 많은 현역 원로배우
연예계 큰 어른으로서 쓴 소리도 마다..
최근 '매니저 갑질 논란'으로 이미지에 큰 타격
이젠 매니저의 처우 개선 필요할 때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현역 원로배우인 그는, 60여년이 넘는 세월 동안 100여 편의 영화와 본인조차 셀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드라마에 출연했다. 온 세대의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친숙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비록 현재 그는 매니저 갑질 논란의 중심에 있지만, 우리에게 연기자 이순재가 아닌 ‘인간 이순재’ 로서의 면모도 적잖이 보여줬다. 그렇다면 ‘인간 이순재’는 어떤 사람일까?

KBS 해피투게더

그는 함경북도 회령 출신으로 일제강점기와 6·25를 모두 겪었다. 해방 후 부터는 서울에서 생활하며 지독히도 가난한 생활을 보냈다고 한다. 이 후 서울대학교 철학과 54학번으로 입학하면서 연극부 활동을 통해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  이 후1956년 ‘대한민국 최초의 텔레비전 방송국’인 HLKZ-TV에서 데뷔해 현재 데뷔 65년차인 이순재, 그의 연기 인생은 대한민국 텔레비전 드라마 역사의 시초라고 볼 수 있다.

제 13대, 14대 국회의원 출마 당시의 벽보

그는 연기 뿐만 아니라 정치에도 몸을 담았었다. 대한민국 제 14대 국회의원에 당선 되면서 민주자유당 소속으로 현역 국회의원 생활도 한 경력이 있다. 매우 친했던 동료 배우이자 같은 대학 출신인 이낙훈의 정치 생활 제안을 받아 출마하게 되었다고 밝혔었다.

MBC 거침없이 하이킥

‘제 3 공화국,‘불멸의 이순신’,‘베토벤 바이러스’ 등 수 많은 굵직한 작품들에서 특유의 목소리와 연기력으로 인정받았는데, 특히 MBC 시트콤인 ‘거침없이 하이킥’ 에서는 ‘야동 순재’라는 별명과 함께 엉뚱하고 친숙한 원장님 역으로 젊은이들에게도 웃음을 선사하며 더욱 친근한 이미지의 원로 배우가 되었다. 이 작품으로 ‘2007년 MBC연예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작년 MBC 라디오 스타의 ‘거침없이 하이킥 10주년 특집’에서, 처음에는 ‘야동 순재’ 연기를 꺼려했지만, 종영한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것을 보며 하기 잘한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아무래도 오랜 세월을 연예계에서 몸담고 있었던 만큼, 그는 연예계 큰 어른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드라마 출연 배우 중 가장 선배임에도 불구하고 늘 촬영 몇 시간 전에 와서 대기를 하며 꾸준히 연기 연습을 하는 것은 매우 유명한 일화다. 또한 본인보다 어린 젊은 연예인들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을 때, 따끔한 쓴 소리도 마다한다.

KBS 해피투게더

작년 4월 KBS2TV 해피투게더에서는 승리 게이트인 ‘버닝썬 사건’에 연루된 연예인들을 향해 일침을 날리기도 했다. 그는 "법적인 판단이 나겠지만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스스로 자퇴해야 할 사람들이 많다"고 밝히며 "인기가 올라갔을 때 후배들의 자기관리에 대해 책임지고 철저히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공인으로써의 자격을 강조하는 말 이었다.

미투 운동과 관련해서 성폭력 가해자들에게 일침을 날리기도 했다.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이 다 아는 분이라 깜짝 놀랐다며 관객들과 국민들에게 대신 죄송하다고 사과를 했다. 또한 피해자들이 당당하게 다시 복귀하길 바라며 용기를 주기도 했다. 가해자들에게는 "이 분야를 다 떠나야 한다. 다 끝을 내야 하지 않겠나."라며 "다들 깊이 반성하고 평생을 그렇게 살겠다고 약속했으니 지금 한 약속을 잘 지키고 '나 죽었소.'하고 평생 엎드려 있으라."고 따끔히 충고했다.

MBC 라디오 스타

그는 세종대학교에서 석좌교수로 연기를 가르쳤을 때 배우 한지혜에게 C학점을 준 일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MBC 라디오스타에서 그는 진행하던 수업이 주 6일 연습에 모두 참여해야 하는 연급 수업이었는데, 당시 한지혜가 드라마 출연으로 참석이 어려웠다. 이에 한지혜에게 “무조건 C학점을 줄 테니 연습 시간에 빵을 사 오라”라고 말하며 학점을 줬다고 한다.

또한 최순실을 언급해서 많은 화제가 되었다. 평소 학교에서 외제차를 타고 다니며 화려하게 치장을 하고 다니는 배우 학생이 스케줄을 핑계로 워크숍에 불참하자 “방송에서 본 적이 없는데”라고 돌직구를 날리며 "다른 학생들에게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빨리 졸업시키려 일부러 D학점을 줬다. 그랬더니 전화를 해 B학점으로 올려 달라고 하더라. 내가 최순실도 아니고"라며 "양심 없이 B를 달라고 해 도둑놈이라고 했다"며 학점에 있어서 공정한 모습을 보였다.

TVN 꽃보다 할배

평소 이순재는 동물을 사랑하는 것으로도 유명해 ‘숲속의 친구’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JTBC 꽃보다 할배 에서는 여행 중 일부러 동물에게 주기위한 먹이를 들고 다니며 동물들에게 눈을 떼지 못하는 모습들을 보여줬다. TVN 삼시세끼에서도 강아지 밍키에게 애정을 쏟아 부으며 동물들과의 케미를 그렸다.

그는 명연기로 시상식에서도 많은 수상을 받으며 연기력을 인정받았지만 이렇게 ‘인간 이순재’의 모습도 적잖이 보여줬다. 하지만 최근 그는 ‘매니저 갑질논란’에 휘말리면서 지금까지 쌓아온 커리어와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SBS

이순재의 전 매니저는 지난 6월 29일. 회사와 이순재 가족으로부터 ‘머슴’ 취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SBS 뉴스보도에 따르면, 이순재의 전 매니저는 2019년 3월부터 매니저 생활을 시작했는데 업무 시작부터 집 쓰레기 분리수거, 신발 수선 등 잡다한 심부름을 했다고 주장했다.

SBS

또한 고용 계약서를 쓰지 않고 업무를 시작했다고 한다. 매니저 고용회사 대표는 매니저가 고정 출퇴근이 아니고 쉬는 날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작성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회사에 4대보험을 요구했지만, 회사 대표는 "너가 운전을 못했거나 뭘 못했거나 그걸로 뭐라고 하지는 않잖아. 내가 너 같이 못 데려가"라며 "너는 왜 할머니한테 그 얘기(4대보험)를 해가지고 너의 직속상관은 분명히 나라고"라고 그를 질책했다.

결국 매니저는 두 달 만에 해고를 당했고,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았기 때문에 법적인 보장을 받을 수 없었다. 특히 이순재 부인의 폭언이 큰 충격을 주었다. 그는 이순재 부인에게 ‘멍청하고 둔하다’,‘머리가 안 돌아간다. 등의 막말을 들었다고 주장해 네티즌들의 분노를 샀다.

이순재의 소속사는 SBS 보도내용은 많은 부분이 사실과 다르게 왜곡, 편파보도 되었다며 배우의 명예를 손상시켰다고 보고 엄정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순재는 소속사의 입장과는 다르게 법적 대응은 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이순재는 한겨레신문과 인터뷰에서 “(보도 내용과 관련해)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나는 살면서 법적으로 뭘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 법적인 문제로 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원인 제공은 우리가 했고, 상대방은 젊은 사람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안 했으면 좋겠다는 게 내 생각”이라며 “(전 매니저의) 바람을 들어줄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이순재의 전 매니저는 소속사의 법적 대응 의사에 대해 본인을 왜 거짓말쟁이로 만드냐며 또 다른 녹취록이 존재함을 밝혔다. 그는 SBS보도는 사실보다 훨씬 순화되어 나간 것 이며, 이순재의 스케줄 이외에도 이순재 부인이 장을 보러 가야한다고 잡았고, 이순재도 사과대신 ‘지금까지 다른 매니저들은 다 해왔는데 왜 너만 유난이냐’는 식으로 말했다고 억울함을 내비쳤다.

웹 커뮤니티

또한 이전에 이순재의 매니저를 담당했다고 주장하는 한 네티즌의 입장도 있었다. 그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본인이 자진해서 먼저 도와드린 부분이 있고 노동 착취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배우로서 활동할 기회가 와서 매니저 일을 그만둔 것이고, 매니저로 일하면서 값진 경험과 배움을 얻었으며 이순재가 본인에게는 인생 선배 같은 좋은 사람임을 밝혔다.

이후 지난 5일, 이순재는 "소속사에서 이미 공식 입장문을 냈지만, 오랫동안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살아온 배우로서 사과 말씀을 정확히 밝히는 게 도리라고 생각되어 글을 쓰게 됐다"며"동료 연기자 여러분과 특히 배우를 꿈꾸며 연기를 배우고 있는 배우 지망생, 학생 여러분께 모범을 보이지 못해 너무나 부끄럽고 미안하다","일련의 사태에 대해서는 자신에게 철저하고 타인을 존중해야 한다는 오랜 제 원칙을 망각한 부덕의 소치였음을 겸허히 인정한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금요일(3일)에 전 매니저와 통화하며 그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공감했으며 사과를 전했다"며, "전 매니저가 언론에 제기한 내용이 맞고 그분께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한다."고 했다.

또한 "가족의 일과 업무가 구분되지 않은 건 잘못됐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앞으로 매니저 계약에 대한 철저한 4대보험과 매니지먼트 관련 종사자들의 고충을 헤아리며 살겠다고 덧붙이며 전 매니저에 대한 비난 여론은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그리고 6일, 전 매니저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순재 선생님과 직접 통화를 했다. 공식적인 사과는 충분한 것 같다." 며 만나서도 사과를 받기로 했다고 하면서 이순재에게 사과를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밝히며 ‘갑질 논란’ 사건은 마무리됐다. 공식적으로 진심의 사과와 반성함을 전하면서 전 매니저 역시 이를 수용하며 종결 된 것이다.

둘의 상황은 마무되었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이순재는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오랫동안 브라운관에서 비춰진 그의 모습은 인간적이고 소신 있었기 때문에 전 연령대의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왔던 배우였다. 따라서 이번 갑질 논란 사건은 네티즌들에게도 큰 충격이었다.

픽사베이

또한 이번 논란으로 ‘로드 매니저’의 처우 개선에 대한 입장도 재조명 되고 있다. 그간 매니저라는 직업의 인식은 좋지 못했다. 스타와 함께 많은 고생을 하지만 일의 강도에 비해 좋지 못한 노동 환경에 처했기 때문이다. 최근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을 통해 스타와 매니저가 함께 성장하고 의지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매니저에 대한 인식은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불규칙한 스케줄과 출퇴근, 법적인 근로 보장, 매우 적은 휴일은 개선되지 않았다.매니저는 스타의 뒤를 쫒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빛날 수 있게끔 도와주는 직업이다. 앞으로 매니저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개선하여 그들에 대한 인식이 갑질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시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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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갑질 논란'으로 불거진 이순재, '인간 이순재'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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