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맞고 학대당해도 가만히’…신고 못하는 정신병원 내 질환자들
‘매 맞고 학대당해도 가만히’…신고 못하는 정신병원 내 질환자들
지난해 안산에서 정신병원을 운영했던 병원장 A씨는 법원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그의 혐의는 환자들을 이유 없이 격리하고 강박시키게 한 것. 그가 운영하는 병원에선 이유 없는 격리와 강박이 일상이었다. 욕설과 폭언은 물론, 보호사가 여성 환자의 머리채를 잡고 격리실로 가는 날이 허다했다. 이 병원에선 지난 2021년과 지난해 두 차례 환자가 창문을 통해 투신해 숨지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앞서 지난 2021년 부천의 한 정신과 폐쇄병동에 입원한 미성년자 여성 환자를 성폭행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정신병원에서 보호사로 일했던 그는 B양에게 접근해 여러 차례 성폭행을 저질렀다. 하지만 B양이 이 같은 끔찍한 일상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었다. 결국, B양이 창문 밖으로 병원을 탈출하게 되면서 범행이 드러나게 됐다.
정신질환자들이 입원한 정신병원에서 폭행을 당하거나 욕설을 듣는 등 인권침해를 당해도 구제가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4일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년~2024년) 전국 기준 인권위에 접수된 정신보건시설 진정 처리 건수는 총 4천848건이다. 이 중 강제수용 2천169건, 폭행 및 가혹행위 697건, 폭언 및 욕설 525건, 부당한 격리 463건 등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인권위에 접수된 신고를 기반으로 한 통계로 신고되지 않은 것까지 감안하면 수치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즉, 정신병원 안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의 정확한 실태는 없는 셈이다. 대부분의 정신병원은 외부와의 소통을 차단했으며 병원에서 격리 및 강박 일지를 작성해 제출하더라도 즉각적으로 그 증거를 찾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신재활시설협회장은 “치료 등의 목적으로 신체적 제한을 시킬 수 있지만 의사의 지시 없이 이러한 행위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라며 “정신병원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권침해에 대해 발 빠르게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