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첸, 하도급업체 기술자료 무단 유출 혐의 1심서 벌금형 선고

쿠첸, 하도급업체 기술자료 무단 유출 혐의 1심서 벌금형 선고

2026-01-10     뉴스톡

하도급 거래 과정에서 기술자료를 무단으로 유출한 혐의를 받는 제조업체 쿠첸이 1심 재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재판부는 하도급거래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받은 회사와 책임자들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쿠첸에 벌금 10억원, 관련 팀장급 직원과 실무자에게는 각각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심리 과정에서 쿠첸이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여러 차례 기술자료를 부당하게 유용하고 제3자에게 제공한 점을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해당 기술자료가 단순 참고자료를 넘어 하도급 업체의 핵심 기술이 포함된 문서였다고 보고, 이를 무단으로 제공한 행위가 법률에 명시된 금지 행위를 명백히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사건은 쿠첸이 2018년 3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총 세 차례에 걸쳐 납품 업체로부터 받아 승인 목적으로 제공받은 기술자료를 경쟁사에게 넘긴 혐의로 기소되면서 시작됐다. 승인원이란 상위 기관이나 윗선의 허가를 받았다는 증빙 문서로, 특정 공정이나 기술 적용에 관한 사전 승인을 뜻한다.

 

이번 사건에서 문제가 된 자료는 인쇄회로기판 조립과 관련된 내용으로, 해당 기술이 단순한 가이드라인을 넘어 하도급 업체의 고유 기술로 인정된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검찰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하도급 업체는 단가 인상 요구 과정에서 기술자료를 제출했고, 쿠첸은 이를 기반으로 경쟁 수급 사업자에게 기술자료를 이전했다. 공정위는 지난 2022년 이 같은 행위를 문제 삼아 쿠첸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9억2200만원을 부과했고, 이후 검찰에 고발했다. 쿠첸은 해당 자료가 업체 고유 기술이 아니며 단순 기술지도에서 정리된 문서에 불과하다는 점을 주장했다. 또한 하도급 업체로부터 자료의 비밀을 철저히 관리하라는 요구를 받은 적이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쿠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유출된 기술이 상당한 시간과 노력으로 개발된 자료임에도 피고인들이 이를 폄하하고 독자 기술로 간주하지 않은 채 무단으로 제3자에게 제공한 점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기업과 책임자들에게 벌금형을 선고하며, 이 같은 부당한 기술 유용 행위에 대해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