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뺑뺑이’로 숨지게 한 의사들 법원 벌금형 선고

‘응급실 뺑뺑이’로 숨지게 한 의사들 법원 벌금형 선고

2026-01-17     뉴스톡

4살 어린이가 응급실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병원을 전전하다 결국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해당 의료진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울산지방법원 형사9단독 김언지 판사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소속 의사 A씨(34)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당한 사유 없이 응급 환자의 치료 요청을 거부해 결과적으로 환자가 신속한 응급처치를 받을 기회를 놓치게 했다는 점을 유죄로 판단했다.

사건은 2019년 10월 새벽, 당시 4세였던 김모군이 의식을 잃은 상태로 119구급차에 실려 가장 가까운 양산부산대병원으로 이송되면서 시작됐다. 김군은 불과 보름 전 이 병원에서 편도선 제거 수술을 받은 바 있었지만, 소아 응급실 당직을 맡고 있던 A씨는 “이미 위중한 환자가 있어 다른 병원으로 가 달라”는 취지로 응급 수용을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 과정에서 당시 응급실에는 김군의 치료를 방해할 만큼 중증의 환자가 존재하지 않았던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구급대는 20㎞ 떨어진 부산 소재 다른 병원으로 김군을 이송할 수밖에 없었고, 도착 시점에는 이미 심정지에 가까운 상태였다. 김군은 이후 병원에서 연명치료를 받았지만, 5개월여 만에 숨을 거두며 안타까운 결말을 맞았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병원 도착까지 약 5분이 남은 시점에 응급 의료를 받을 수 있었지만 피고인의 대응으로 그 기회를 잃었다”며 “당시 응급실 업무 강도가 높았던 점과 응급실 포화 상태였던 점은 참작했으나 응급 대응 의무 위반은 명백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법원은 김군의 수술과 퇴원을 담당했던 양산부산대병원 의사 B씨(41)에게도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B씨는 편도선 제거 수술 후 출혈 증상을 보인 김군의 환부를 과도하게 소작한 뒤 그 사실을 정확히 기록하지 않고 일반 환자처럼 귀가 조치한 혐의를 받았다.

또 다른 의사 C씨(45) 역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C씨는 김군이 증세 악화로 다른 병원 응급실을 찾았을 당시 대리 당직 중이었지만 직접 진료하지 않고 119 구급대에 넘겼으며, 그 과정에서 진료기록을 즉시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