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시설 의료 체계 부실로 숨진 수용자 사건과 인권위의 개선 요구
교정시설 의료 체계 부실로 숨진 수용자 사건과 인권위의 개선 요구
중증 질환을 앓고 있던 한 교정시설 수용자가 필수 약을 처방받지 못해 결국 뇌경색으로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인권위원회는 이러한 사건을 계기로 교정시설 내 의료 처우 체계와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법무부 장관에게 표명했다. 해당 사건은 피해자의 자녀가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하면서 알려졌다. 진정인은 피해자가 혈전과 경색을 예방하기 위해 와파린이라는 항응고제를 복용해야 했지만 교정시설에서는 이를 처방하지 않아 생명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수용시설 측은 와파린을 보유하지 않아 다른 심장 및 혈전 관련 약물을 처방했으며 치료 거실에 수용하고 외부 의료기관 진료를 허가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코로나19 감염이 피해자의 기저질환을 악화시킨 가능성도 제기했다. 인권위는 이 사건이 고도의 의학적 판단이 필요한 사안으로 사실 관계와 인과 관계를 조사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로 진정을 각하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중증 질환 수용자의 경우 필수 약제 복용 여부가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모든 약제를 항상 구비하기는 어렵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긴급 외부 진료 의뢰나 인접 교정시설의 약제 지원 등 보다 적극적인 조치 체계가 있었다면 이번 사망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특히 신입 수용자 수용 및 이입 시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 시스템을 통해 사전 병력을 확인하고 적절한 연계 치료가 가능하도록 하는 구체적인 지침과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개선 방안은 수용자의 인권 보장뿐 아니라 교정시설 직원들의 업무 안정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고 인권위는 밝혔다.
국내 교정시설의 수용자 의료 처우 문제는 과거에도 의사가 부족하거나 의료예산이 낮은 현실이 지적돼 왔으며, 인권 단체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국제 인권 기준에서도 수용자에게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의무를 국가가 져야 한다는 기준이 확립되어 있어 향후 국내 교정시설 의료 체계의 개선 논의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