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 주차장은 도로 아냐…음주운전 면허 취소 어렵다”
“아파트 단지 주차장은 도로 아냐…음주운전 면허 취소 어렵다”
아파트 단지 내 주차장은 도로교통법상 도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따라 단지 내부에서 음주 상태로 운전했더라도 운전면허 취소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 사례가 확정됐다. 사건은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음주 상태로 차량을 운전한 A씨가 면허 취소 처분을 받은 뒤 이를 취소해달라고 경찰청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시작됐다. A씨는 단지 내 주차장과 통로가 외부 도로와 분리돼 있고 관리사무소가 출입을 통제한다며, 해당 장소를 도로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1심에서는 경찰의 판단을 인정해 음주운전으로 면허를 취소했으나, 2심 법원은 이를 뒤집었다. 재판부는 현행 도로교통법에서 ‘도로’란 불특정 다수의 사람과 차량이 통행할 수 있도록 공개된 장소로 정의되며, 아파트 단지 내 도로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특히 해당 단지는 외부 도로와 차단돼 있고 경비원이 출입을 통제하는 점 등이 고려됐다.
대법원은 2심 판단이 옳다고 판단해 상고를 기각했다. 이로써 아파트 단지 내 통로와 주차장은 도로교통법상 도로에 해당하지 않아 음주운전 면허 취소 처분의 대상이 되기 어렵다는 법적 해석이 확정됐다.
이번 판결은 도로교통법 적용 범위에 대한 법리적 기준을 명확히 한 것으로 평가된다. 법원은 단지 내부의 도로적 성격을 판단할 때 단지와 외부 도로와의 연결성, 통행의 개방성 여부, 관리와 통제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사고는 2023년 한 여름, A씨가 혈중알코올농도 0.12% 상태에서 아파트 단지 내 주차장에서 약 150m를 운전하면서 벌어졌다. 경찰은 이를 음주운전으로 보고 면허를 취소했으며, 이후 이어진 법적 다툼 속에서 대법원까지 사건이 이어졌다.
이번 판결로 같은 상황에 놓일 수 있는 운전자들은 단지 내 운전이 도로교통법상 ‘도로’에 해당하지 않을 경우 음주운전 처벌 적용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판단 기준을 얻게 됐다. 법조계는 이번 사례가 향후 유사 사건의 판례로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