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원 급사, 직속 상사 징계 불가”…산재 인정 없이 조직 내 논란
“30대 직원 급사, 직속 상사 징계 불가”…산재 인정 없이 조직 내 논란
서울의 한 제약회사의 30대 직원이 업무시간 중 쓰러져 숨진 사건과 관련해 고용노동청이 산재(산업재해) 불인정 결정을 내리면서 유가족과 노동계에 큰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해 A씨가 근무 중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하면서 시작됐다. 가족과 동료들은 평소 업무 강도가 높고 스트레스가 컸다는 점을 지적하며 업무 관련성을 주장했으나, 노동청은 관련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산재 인정을 거부했다.
사망한 A씨는 평소에도 업무량이 많았으며 야근과 주말 근무가 잦았다는 동료들의 증언이 나왔다. 특히 프로젝트 마감 시점에 들어선 뒤 업무 강도가 급격히 높아졌다는 설명이 반복됐다. 동료들은 A씨가 사망 전날에도 야근을 한 것으로 전해지며, 평소 가벼운 두통과 피로감을 호소하던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고 진술했다. 유가족 역시 “최근 들어 극심한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렸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용노동청은 근무환경과 관련된 여러 진술과 자료를 검토한 끝에 A씨의 사망 원인이 업무와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노동청 관계자는 사망과 업무 사이에 명확한 인과성을 입증할 수 있는 과학적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을 산재 불인정 결정의 근거로 제시했다. 특히 A씨가 평소 지병이나 건강 이상 징후를 겪었다는 의료 기록이 일부 존재한다는 사실이 판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족과 노동계는 이 같은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유가족 측은 “업무 스트레스와 과로가 사망의 직접적 원인이었다”며 산재 인정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노동조합과 인권단체는 지난 몇 년간 직장 내 과로사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번 사례를 직장 내 업무강도와 직결된 산업재해로 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노동 전문가들은 “단순히 과로가 아닌 정신적 스트레스와 장시간 노동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사건은 회사 내부에서도 큰 논란을 낳았다. 일부 직원들은 회사가 직원 복지와 건강 관리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을 비판하며 재발 방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회사는 공식 입장을 통해 “사건 조사와 관련해 고용노동청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다만 직원들의 안전과 건강을 보장하기 위한 개선책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사는 앞으로 직무 스트레스 관리와 근무시간 조정 등을 위한 상담 프로그램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