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 소득에 따라 달랐다
내 집 마련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 소득에 따라 달랐다
한국인의 주택 소유가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16년간 장기 추적 자료로 분석한 결과, ‘내 집 마련’이 모든 계층에게 똑같이 긍정적인 삶의 만족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2008년부터 2023년까지의 한국복지패널(KOWEPS) 데이터를 활용해 주택 소유 여부가 개인의 삶의 만족도와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를 소득 수준에 따라 비교했다. 그 결과 저소득층과 중·고소득층 사이에서 상반된 양상이 관찰됐다.
저소득 가구의 경우 장기간 자가 주택을 보유하고 있을수록 삶의 만족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었다. 장기적인 자가 상태 유지가 안정감과 소속감을 제공하며 주거비 부담 완화 등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반면 임차에서 자가로 전환되는 초기 시기에는 만족도가 오히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주택 구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출 부담, 재정적 압박, 그리고 심리적 스트레스가 단기적인 삶의 만족도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고소득 가구에서는 장기적인 자가 거주가 오히려 삶의 만족도와 부정적인 관계를 보이기도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주거 수준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주택 소유 자체가 반드시 행복으로 이어지지 않는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주택 소유 여부보다 거주 지역에 대한 만족도가 삶의 만족도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주 지역의 근린 환경, 생활 편의시설 접근성, 안전성 등 생활 여건에 대한 만족도가 높을수록 전체적인 삶의 만족도 역시 향상되는 경향이 관찰됐다.
연구를 이끈 최열 명예교수는 “주택 소유의 효과가 획일적이지 않다는 점을 장기간 실증 자료로 확인했다”며 “주거정책은 단순히 자가 보유 확대에 집중하기보다는 소득 수준과 생애주기를 고려해 주거 안정이 실제 삶의 만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