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 외딴집, 창문 없는 화장실에서 극도의 공포를 겪은 신고자의 다급한 메시지
산속 외딴집, 창문 없는 화장실에서 극도의 공포를 겪은 신고자의 다급한 메시지
고창군의 한 외딴 주택에서 성범죄 피해를 주장하며 다급하게 112에 문자 신고를 보낸 한 피해자가 경찰의 초동 대응 및 사건 처리 과정에서 여러 문제를 겪은 사실이 확인됐다. 피해자 B씨는 지난 여름, 한 사립대학교 교수 A씨로부터 강제추행 등을 당했다는 주장을 하며 신고를 했다. 신고 당시 B씨는 화장실로 도망쳐 문자로 경찰에 위치를 알리는 과정에서 “여기 핸드폰이 잘 안 터져요. 도와주세요”라고 절박한 호소를 보냈다.
경찰관은 피해자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주택의 특징을 물어보고자 했으며, 화장실 문을 잠그고 창문 밖으로 휴대전화를 비쳐달라고 요청했으나 B씨는 “창문이 없다”고 답하며 두려움을 나타냈다. 이후에도 “(A교수가) 화장실 문을 두드리고 있다”는 긴박한 상황을 전하며 세 차례 이상의 도움 요청 메시지를 보냈으나, 외딴 위치 특성 탓인지 이 문자들은 즉시 경찰에게 전달되지 않았다.
신고 후 15분이 지나서야 경찰이 도착해 피해자를 보호조치 했으며, 곧바로 성범죄 피해자 지원기관인 해바라기센터로 이송됐다. 센터 상담사는 B씨가 불안과 우울 등의 부정적 정서에 압도돼 있고, 자살 위험성도 있다고 보고할 정도로 현 상태가 심각했다고 전했다.
이 사건 이후 A교수는 피해자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다. 늦은 시간에도 여러 통의 전화를 걸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연락을 지속했으며, “사업을 도와주겠다”는 제안과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 이해를 구하는 문자 메시지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연락 시도는 피해자의 심리적 부담을 더욱 가중시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사건에 대한 경찰의 판단이었다. 경찰은 피해자가 보낸 정황 및 피해 진술, 전문기관의 상담 보고서 등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채, A교수의 “동의하에 이루어진 관계였다”는 진술을 신뢰하며 사건을 불송치 처리했다. 이러한 결정은 초동 수사 과정의 적절성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게 했다.
이에 전주지검 정읍지청은 사건 기록을 검토한 뒤 경찰의 판단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전북경찰청에 재수사를 요청했다. 검찰은 피해자의 진술 배제와 피의자 진술만을 근거로 한 초동 판단이 부적절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해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