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행정의 ‘숨은 휴가권’ 조작사건, 포상휴가 위조로 법정에 선 20대 병사의 민낯
군 복무행정의 ‘숨은 휴가권’ 조작사건, 포상휴가 위조로 법정에 선 20대 병사의 민낯
육군 부대에서 인사행정병으로 복무하던 20대 병사가 자신과 동료 병사들의 포상 휴가권을 상습적으로 위조했고, 법원이 이에 대해 집행유예 판결을 내리면서 군 행정의 신뢰와 병영 질서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 사건은 단순한 행정 문서 조작을 넘어 군 복무 체계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정의 위험성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사건이 된 A씨는 강원도 화천군에 있는 한 육군 부대에서 인사행정병으로 근무하면서 정식 휴가 심의 절차를 거쳐야 할 문서를 허위로 만들고 제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에 넘겨진 공소 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23년 10월부터 다음 해 6월까지 약 9개월 동안 휴가 심의의결서와 포상 휴가 교환권 등을 총 45차례에 걸쳐 위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국방인사정보체계에 접속해 정상적인 휴가 승인 절차를 거친 것처럼 가장된 기록을 남기는 방식으로 허위 신청을 만들었다. 이러한 조작은 동료 병사들의 요청을 받아 이뤄진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해당 병사들은 실제로 휴가 심의를 거치지 않았음에도 휴가를 다녀온 것처럼 처리됐으며, 일부 경우 A씨 자신도 포상 휴가를 10일가량 신청하는 등 혜택을 누렸다.
법원은 A씨가 수차례에 걸쳐 공문서와 전자 기록을 위작한 점을 들어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행위가 군 복무 질서에 미치는 영향과 횟수를 고려하면 명백하게 처벌이 필요하다고 봤지만, 초범이라는 점과 범행을 인정한 점 등을 참작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사건 범행 경위와 내용 등을 종합했을 때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으나, 피고인이 초범이자 범행을 인정하는 점을 양형 판단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판결은 법원이 죄의 책임과 개개인의 상황을 세심하게 따져 형을 정했음을 보여준다.
이번 사건은 군 내 행정 업무가 단지 문서 작업으로 끝나지 않고 병사들의 휴가권과 복무 환경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드러낸다. 특히 인사행정병이라는 직책이 부여하는 책임이 막중함에도 불법적인 조작이 반복된 점은 군 조직 내 감시 체계와 내부 통제 시스템의 허점을 생각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