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통화 중 나체 모습 녹화한 혐의, 성폭력처벌법 ‘적용 불가’ 판단

영상통화 중 나체 모습 녹화한 혐의, 성폭력처벌법 ‘적용 불가’ 판단

2026-02-15     뉴스톡

남성이 영상통화 중 상대방이 신체를 노출한 장면을 녹화하고 저장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해당 행위가 성폭력처벌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 사건은 영상통화 상황에서의 녹화가 형법상 처벌 조항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두고 법적 해석이 집중된 사례로 주목된다.

사건의 발단은 A씨가 여자친구 B씨와 영상통화를 하던 중, B씨가 샤워하거나 옷을 입는 장면이 담긴 화면을 스마트폰으로 녹화하고 이를 소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것이다. 이와 함께 B씨가 녹화 사실을 알고 화를 내자 A씨가 폭행을 가해 상해 및 재물손괴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그러나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선고됐다.

성폭력처벌법에서는 카메라 등을 이용해 타인의 신체를 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촬영하는 행위와 이렇게 촬영된 영상을 소지하는 행위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사건을 심리한 1심과 2심 법원은 B씨와의 영상통화 화면을 단순히 녹화한 행위는 “사람의 신체를 직접 촬영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근거로 성폭력처벌법 적용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이러한 판단을 유지하며 “영상통화 중 상대방이 스스로 신체를 카메라에 비춰 생성한 영상정보를 전송한 행위는 자발적 의사로 본인의 신체를 촬영한 것으로, 성폭력처벌법에서 규정하는 촬영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특히 영상통화 화면 자체를 녹화했다고 해서 바로 ‘촬영’ 행위로 볼 수는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법원은 “B씨의 신체가 나오는 영상통화 화면을 영상으로 저장한 것은 성폭력처벌법에서 규정한 촬영 행위 요건을 충족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녹화 자체만으로 성폭력처벌법 위반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사건은 영상통화와 같은 비대면 통신 상황에서의 법적 책임 범위를 가르는 중요한 판례로 평가된다. 특히 디지털 환경이 확산되면서 영상통화를 비롯한 각종 통신 수단을 통해 노출되는 신체 정보의 취급과 관련된 법적 해석이 중요해진 시점에 법원이 영상통화 중 녹화 행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이번 판결은 향후 유사 사건에서의 판단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