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도 쉴 수 없는 현실, 직장인 유급병가의 허와 실

아파도 쉴 수 없는 현실, 직장인 유급병가의 허와 실

2026-02-20     뉴스톡

많은 직장인들이 아플 때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현실이 설문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직장단체와 여론조사기관이 공동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가운데 약 4명은 감기나 질병 등으로 아파도 유급병가를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는 유급병가 제도가 법적으로 보장돼 있음에도 현장에서 온전히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현실을 보여 준다.

조사는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응답 결과 “아프면 유급병가를 쓸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절반을 겨우 넘겼지만, 실제로는 38.4%만이 아파도 유급병가를 쓰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민간 부문의 영세 사업장일수록 유급병가 사용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5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에 종사하는 직장인 가운데 거의 절반에 가까운 비율이 아파도 유급병가를 쓰지 못한다고 답했다는 점에서 현실의 제약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났다.

반면 공공기관이나 공무원 등 상대적으로 제도가 잘 갖춰진 직장에서는 유급병가 사용이 비교적 자유롭다는 응답이 나왔다. 공무원·공공기관 재직자의 경우 아파도 유급병가를 쓸 수 없다는 응답은 상대적으로 낮은 16.5%였다. 이 같은 차이는 제도적 보장과 실제 현장에서의 관행이 어떻게 다른지를 보여 준다.

 

응답자들은 유급병가를 마음껏 쓸 수 없는 이유로 경제적 부담과 직장 내 눈치 보기 등을 꼽았다. 아파도 일을 쉬지 못할 경우 치료 기회를 놓치거나 노동 강도를 견디다 건강이 악화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연차나 병가를 미리 써야 하는 구조에서는 예기치 않은 질병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 같은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대안으로는 상병수당 제도의 도입이 언급됐다. 상병수당은 질병이나 부상으로 경제활동이 어려운 기간 동안 소득을 보전해 주는 사회보장 제도다. 응답자의 80.6%가 상병수당 도입에 찬성한다고 답해 제도적 보완에 대한 요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갑질119의 한 관계자는 건강과 노동 조건의 불평등을 해소하려면 유급병가와 상병수당 등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민간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들이 질병으로 인해 경제적 부담과 직장 내 불이익을 동시에 겪지 않도록 제도적 안전망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