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신 마비 상태라던 70대, 25년 동안 18억 받아낸 사기 범죄의 무대와 법원 판단

하반신 마비 상태라던 70대, 25년 동안 18억 받아낸 사기 범죄의 무대와 법원 판단

2026-02-20     뉴스톡

70대 남성이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음에도 시간이 지나면서 걷는 능력이 회복된 사실이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거짓으로 장애 상태를 가장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거액의 보험급여를 받아온 사건이 법정에서 실형으로 결론 났다. 이 사건은 사회보장제도를 악용한 사기 행위가 얼마나 오랜 기간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그리고 법원이 이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했는지를 보여 준 사례다.

사건의 중심 인물인 A씨는 1997년 3월 건설 현장에서 추락해 두 다리를 완전히 쓰지 못하는 양하지 마비 판정을 받았다. 이 판정은 당시 중증요양상태등급 기준 제1급으로 인정돼 장기간 보험급여와 간병비를 지급받을 명분이 됐다. 그러나 이후 뚜렷하게 증상이 호전돼 같은 해 11월부터는 지팡이를 짚고 자유롭게 걸을 수 있는 상태였음에도 그는 병원과 공단에 계속해서 마비 상태임을 주장하며 보험급여를 청구하기 시작했다.

이후 A씨는 1999년 6월부터 2024년 8월까지 약 25년 동안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보험급여 명목으로 총 18억4000여만 원을 받아냈다. 실제로 받을 수 있는 급여보다 약 12억 원 이상 많은 금액을 수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그는 단독으로만 움직인 것이 아니라 지인의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이용해 마치 실제 간병인이 자신을 돌보는 것처럼 보이도록 서류를 조작한 정황도 드러났다.

 

법원은 A씨의 행위가 단순히 공단의 관리 소홀을 틈탄 우연한 일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제도를 이용한 조직적 사기 행위라고 봤다. 재판부는 “처음부터 근로복지공단을 적극적으로 기망할 의도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보다도 공단의 관리 체계의 허점을 악용한 범행이라고 판단했지만, 피해 규모가 매우 크고 장기간 이어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공적 연금 제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역시 크다고 판단하며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함께 공모해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부적절하게 사용한 B씨에게도 징역 1년 8개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법원은 사기죄와 특정 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이 같은 형량을 결정했다.

이번 판결은 사회보장제도를 악용해 장기간 거액을 편취한 행위가 법적 처벌로 이어진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법원은 제도의 본래 취지와 다르게 거짓으로 상태를 가장해 공적 보험급여를 받아낸 행위가 공적 재정에 심각한 손해를 끼친다는 점을 근거로 무거운 형을 선고했다. 이는 향후 유사한 보험 사기 사건에 있어서도 경각심을 일깨우는 판례가 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