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일, 여자는 돌봄…지표로 드러난 성평등의 후퇴

남자는 일, 여자는 돌봄…지표로 드러난 성평등의 후퇴

2026-02-26     뉴스톡

사회의 성평등 수준을 보여주는 국가성평등지수가 전년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성 역할 인식과 돌봄 구조에 대한 경고등이 켜졌다. 수치로 확인된 변화는 단순한 통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사회 전반에서 양성평등 인식이 후퇴하고, 돌봄 책임의 성별 격차가 더 커지고 있다는 점이 공식적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국가성평등지수는 고용과 교육, 소득, 건강, 의사결정, 돌봄, 양성평등 의식 등 여러 영역에서 성별 격차를 종합적으로 측정해 수치화한 지표다. 점수가 높을수록 성평등 수준이 높다는 의미를 갖는다. 해당 지표는 매년 발표되며 우리 사회가 어느 정도까지 성평등을 실현하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대표적인 기준으로 활용된다.

이번 조사 결과 전체 점수는 전년보다 하락했다. 변화 폭은 크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흐름 자체가 상승이 아닌 하락으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일부 핵심 영역에서의 급격한 변화가 전체 지수를 끌어내린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양성평등 의식 영역이다. 가족 내 성별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다시 강화되는 흐름이 확인되면서 해당 영역 점수가 크게 떨어졌다. 남성과 여성의 역할을 구분해 인식하는 경향이 여전히 뚜렷하게 남아 있고, 오히려 이전보다 강화된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여성 인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나 성차별 경험 관련 지표 역시 전반적으로 낮아지며 인식 수준이 후퇴했음을 보여줬다.

돌봄 영역에서도 우려스러운 변화가 나타났다. 육아휴직 사용률에서 남녀 격차가 더 벌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남성의 육아휴직 참여 감소 폭이 여성보다 더 크게 나타나면서 돌봄 책임이 여전히 특정 성별에 집중되는 구조가 유지되고 있음을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돌봄 영역 악화의 배경으로 사회적 환경 변화를 지목한다. 감염병 확산 이후 돌봄 시설 운영이 제한되거나 교육 방식이 바뀌면서 가정 내 돌봄 부담이 늘어났고, 그 부담이 성별에 따라 불균등하게 배분됐다는 것이다. 육아휴직이나 근로시간 단축 제도 역시 실제로는 여성 중심으로 활용되는 경향이 이어지면서 성별 격차를 줄이기보다 고착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