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관로의 상당 부분이 이미 50년 이상 된 ‘초고령’ 관로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하수관로의 상당 부분이 이미 50년 이상 된 ‘초고령’ 관로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도심 곳곳에 매설된 하수관로의 상당 부분이 이미 50년 이상 된 ‘초고령’ 관로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싱크홀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후 하수관 교체가 시급하다고 지적하며, 이를 방치할 경우 대형 안전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서울시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 하수관로 연장 약 1만866킬로미터 중 50년 이상 된 노후 관로는 약 3300킬로미터로 전체의 30%를 웃도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용 연수가 30년을 넘으면 ‘노후 하수관’으로 분류되며, 전체 하수관로의 절반이 넘는 6028킬로미터가 이 기준에 해당했다.
50년 이상 된 하수관 비중은 자치구별로 편차를 보였다. 종로구는 전체 하수관로 가운데 절반 이상인 53.5%가 50년 이상 된 관로인 것으로 나타났고, 용산구 48.5%, 성북구 47.7%, 영등포구 45.7%, 마포구 45.4% 등도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30년 이상을 기준으로 확대하면 종로구의 노후화 비율은 66.3%에 달해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노후 하수관은 땅 꺼짐, 흔히 ‘싱크홀’로 불리는 지반 침하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싱크홀 사고 약 867건 가운데 하수관 손상이 원인인 경우가 394건으로 절반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서울시는 노후 하수관 정비를 위해 매년 약 2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약 100킬로미터가량 관로를 교체하고 있지만, 노후화 속도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시는 재난관리기금 등을 활용해 교체 속도를 높이는 방안과 함께 국비 지원 등을 검토하고 있다.
도시 하수관은 도심 곳곳의 기반 시설과 직접 연결된 생활 인프라다. 눈에 보이지 않는 지하 구조물이기 때문에 일상에서 그 위험을 느끼기 어렵지만, 노후화된 관로가 지반을 약하게 만드는 과정은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진행된다. 전문가들은 제한된 재정과 늘어나는 정비 수요 사이에서 균형 있는 투자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