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게 미안하지만 아버지에겐 아니다”…30년 가정폭력 끝에
“모두에게 미안하지만 아버지에겐 아니다”…30년 가정폭력 끝에
오랜 시간 이어진 가정폭력 속에서 결국 아버지를 살해한 30대 아들의 사건이 알려지며 충격을 주고 있다. 사건 현장에서는 아들이 남긴 유서가 발견됐는데, 그 안에는 수십 년 동안 이어진 폭력에 대한 원망과 절망이 담겨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부경찰서는 존속살해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서울 은평구 역촌동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자신의 아버지인 70대 B씨를 둔기로 때려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은 집 안에서 발생했다. A씨는 아버지와 함께 있던 상황에서 둔기를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고, 아버지는 결국 목숨을 잃었다. 경찰 조사 결과 두 사람은 오랜 기간 갈등을 겪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직후 A씨는 곧바로 체포되지 않았다. 사건 발생 이후 며칠이 지난 뒤 그는 스스로 경찰에 연락해 자수했다. 경찰에 전화를 걸어 “며칠 전 아버지를 살해했다”는 취지로 말하며 범행 사실을 직접 알린 것으로 알려졌다. 자수하기 직전 A씨는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 번개탄을 이용해 어머니와 함께 목숨을 끊으려 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사건의 심각성이 드러나며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범행의 배경으로 오랜 가정폭력을 언급했다. 그는 아버지가 평소 술을 마시고 가족에게 폭언과 폭행을 반복해 왔다고 진술했다. 특히 어머니가 오랜 시간 폭력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현장에서는 A씨가 남긴 것으로 보이는 유서도 발견됐다. 약 4장 분량의 유서에는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과 함께 아버지에 대한 강한 원망이 적혀 있었다. 유서에는 “아버지가 30년 넘게 술을 마시고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어 “모두에게 미안하다. 하지만 아버지에게는 미안하지 않다”는 문장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아버지 B씨는 과거에도 가족과 관련된 폭력 문제로 경찰 조사를 받은 전력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과거 아들을 협박한 혐의로 입건된 적이 있었고, 이후에도 아들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기록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기관은 이러한 과거 기록과 가족 관계 등을 함께 조사하며 사건의 배경을 확인하고 있다. 다만 어떤 이유가 있더라도 살해라는 범죄 행위 자체는 중대한 범죄라는 점에서 법적 책임은 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