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종교인·교수까지…전문직 성범죄 통계가 드러낸 충격적인 순위
의사·종교인·교수까지…전문직 성범죄 통계가 드러낸 충격적인 순위
최근 몇 년간 성범죄 혐의로 검거된 전문직 종사자 가운데 의사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신뢰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직업군에서 성범죄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는 통계가 공개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회에 제출된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6년 동안 성폭력 범죄로 검거된 의사·변호사·교수·종교인·언론인 등 주요 전문직 종사자는 총 1747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의사가 962명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가장 많았다.
의사 다음으로는 종교인이 642명으로 두 번째로 많았고, 교수 228명, 언론인 115명, 변호사 100명 순으로 나타났다. 사회적으로 신뢰와 권위를 갖는 직업군에서 성범죄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범죄 유형을 보면 강간이나 강제추행이 833건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카메라 등을 이용한 불법 촬영이 100건,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 행위가 23건, 성적 목적을 위한 공공장소 침입이 6건 등으로 조사됐다.
특히 의사의 경우 성범죄로 검거되는 사례가 매년 적지 않게 발생했지만, 실제 면허 취소로 이어진 경우는 극히 드물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동안 성폭력범죄 처벌법 위반으로 의사 면허가 취소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기존 의료법 규정 때문이었다. 과거에는 의사가 직무와 관련된 범죄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을 때에만 면허 취소가 가능했기 때문에, 성범죄라 하더라도 직무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면허 유지가 가능한 구조였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면서 법 개정이 이뤄졌다. 국회를 통과한 개정 의료법에 따라 앞으로는 직무 관련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범죄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을 경우 의사 면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이 강화됐다. 전문가들은 전문직 종사자의 성범죄는 일반 범죄보다 사회적 파장이 더 크다고 지적한다. 환자나 신도, 학생 등 권력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전문직 종사자들은 사회적 신뢰와 권위를 기반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범죄가 발생했을 때 피해자가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운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현실을 고려해 전문직의 성범죄에 대한 처벌과 관리 체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의료계처럼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직접 다루는 직종의 경우 더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