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판에 문제 풀라고 했을 뿐인데”…아동학대 고소까지, 교실이 법정이 된 순간
“칠판에 문제 풀라고 했을 뿐인데”…아동학대 고소까지, 교실이 법정이 된 순간
수업 시간에 학생을 칠판 앞으로 불러 문제를 풀게 했다는 이유로 교사가 ‘정서적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를 당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며 교육 현장의 긴장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일상적인 수업 방식조차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현실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전북의 한 중학교 교사 A씨는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학부모 측은 “학생이 모르는 문제를 칠판에서 풀게 해 망신을 줬다”는 점과 특정 학생에게 생활 지도를 한 부분 등을 문제 삼았다.
그러나 경찰 수사 결과는 달랐다. 해당 행위는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과 생활지도 범위에 해당하며, 아동의 정신 건강 발달을 해칠 정도의 학대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A씨는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
이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았다. 교사들은 무혐의가 나와도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이어지는 수사 과정 자체가 큰 부담이 된다고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전교조 측은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 교사들이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는다”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이번 고소는 이전 갈등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었다. 학부모는 과거 학교 내 문제로 교사와 의견 충돌을 겪었고, 이후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 현장에서는 이 같은 사례가 늘어나면서 ‘정당한 지도’와 ‘정서적 학대’의 경계가 지나치게 모호해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교사가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 자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건은 교권 보호와 학생 인권 사이의 균형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보여준다. 교육이라는 본질적인 행위가 위축되지 않으면서도, 학생의 권리 역시 침해되지 않도록 하는 기준과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