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번진 불길, 탈출 못한 노동자들…대전 공장 화재 참사에 산업현장 안전 논란
순식간에 번진 불길, 탈출 못한 노동자들…대전 공장 화재 참사에 산업현장 안전 논란
대전의 한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가 수많은 인명 피해를 남기며 산업 현장의 안전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평범한 작업 시간이던 한낮, 갑작스러운 폭발음과 함께 시작된 불길은 순식간에 공장 내부를 집어삼켰고, 미처 대피하지 못한 노동자들이 건물 안에 갇히면서 참사가 벌어졌다. 이 사고로 최소 14명이 숨지고 60여 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화재는 오후 1시가 조금 지난 시각 대전 대덕구에 위치한 자동차 부품 제조 공장에서 시작됐다. 당시 공장 내부에서는 약 170명의 노동자들이 각자의 작업 라인에서 근무 중이었다. 일부 직원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기계 점검과 생산 작업을 이어가고 있었고, 점심시간을 막 마친 뒤 다시 작업에 복귀하는 인원들도 있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굉음이 공장 내부에 울려 퍼지면서 상황은 순식간에 달라졌다.
목격자들은 “큰 폭발음 같은 소리가 들린 뒤 곧바로 검은 연기가 공장 안을 가득 채웠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공장 외부에서 근무하던 한 직원은 “건물 안쪽에서 연기가 치솟는 것을 보고 모두가 놀라 뛰어나왔다”며 “몇몇 사람들은 창문을 통해 밖으로 뛰어내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불길은 빠른 속도로 건물 내부를 확산했다. 공장은 3층 규모의 구조였는데, 내부에 설치된 각종 설비와 화학 물질 때문에 불길이 순식간에 번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일부 구역에는 화학 반응 물질이 보관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초기 진화 작업에도 어려움이 따랐다.
화재 신고를 접수한 소방 당국은 곧바로 대규모 인력을 투입했다. 현장에는 소방차와 구조 차량, 구급차 등이 잇따라 도착했고 소방대원과 경찰, 구조대 등 500명 이상의 인력이 동원됐다. 구조대는 건물 내부로 진입해 남아 있는 사람들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을 진행했지만, 건물 구조가 불안정해 붕괴 위험이 제기되면서 구조 작업은 쉽지 않았다.
특히 공장 내부에는 물과 반응할 경우 폭발 위험이 있는 화학 물질이 보관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소방대원들은 일반적인 방식으로 물을 뿌리는 진압 작업을 즉시 진행하지 못했고, 위험 물질을 먼저 제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구조 과정에서 200kg이 넘는 반응성 화학 물질이 발견돼 별도로 옮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구조대는 무인 소방 로봇과 특수 장비까지 동원했다. 건물 내부 온도가 매우 높고 유독 가스가 퍼져 있어 사람의 접근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소방 당국은 건물 내부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열화상 장비와 수색견 등을 활용하며 생존자 수색 작업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