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니까 믿어라”…신뢰를 악용한 20억 전세의 그림자

“공무원이니까 믿어라”…신뢰를 악용한 20억 전세의 그림자

2026-05-13     뉴스톡

전직 경찰관이라는 신분을 내세워 세입자들의 신뢰를 얻은 뒤 수십억 원대 전세 보증금을 가로챈 사건이 드러나면서 사회적 충격이 커지고 있다. 공권력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한 범행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사기를 넘어 도덕적 파장이 더욱 크게 번지고 있다. 피해자들은 ‘믿었기 때문에’ 당했다는 점에서 깊은 배신감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 관악구 일대에서 빌라 임대 사업을 하던 40대 남성 A씨는 세입자들을 상대로 전세 계약을 체결한 뒤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확인된 피해자만 17명에 달하며, 피해 금액은 약 2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적지 않은 금액이 한꺼번에 묶이면서 피해자들의 경제적 타격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A씨는 계약 과정에서 자신의 과거 이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과거 경찰 공무원으로 근무했던 사실을 강조하며 “공무원이니 믿어도 된다”는 취지로 세입자들을 안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그는 일정 기간 경찰로 재직했던 이력이 있었던 만큼, 이를 근거로 신뢰를 형성한 뒤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계약 이후 상황은 전혀 달랐다. 약속된 시점이 지나도 보증금 반환은 이뤄지지 않았고, A씨는 점차 연락이 두절되며 잠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들은 뒤늦게 사기 가능성을 인지하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이미 상당한 피해가 발생한 뒤였다. 경찰은 A씨를 사기 혐의로 입건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A씨는 경찰의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은 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출국금지 조치를 신청하는 등 강제 수사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전세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사기 문제의 또 다른 단면을 보여준다. 특히 공무원이나 전문직 등의 신분을 내세운 신뢰 기반 사기가 늘어나면서, 단순한 계약 관계를 넘어 ‘신뢰’를 악용한 범죄가 확산되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세 계약 시 임대인의 재정 상태와 권리 관계를 철저히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신분이나 경력만으로 신뢰를 판단할 경우, 오히려 더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