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만의 귀환, 전쟁 속에서 사라졌던 류큐 왕국의 흔적이 돌아오다

80년 만의 귀환, 전쟁 속에서 사라졌던 류큐 왕국의 흔적이 돌아오다

2026-05-16     뉴스톡

태평양전쟁의 혼란 속에서 사라졌던 문화재가 수십 년의 시간을 건너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면서 역사적 의미와 상징성을 동시에 되새기게 하고 있다. 오키나와 지역의 정체성과 깊게 연결된 류큐 왕국의 유산이 미국에서 반환되며 현지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에 반환된 문화재는 일본 오키나와현에 존재했던 류큐 왕국의 왕을 그린 전통 초상화를 포함한 총 22점이다. 해당 유물들은 태평양전쟁 말기인 1945년 오키나와 전투 당시 미군과 일본군의 격전 과정에서 유실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행방이 묘연해진 뒤 오랜 시간 동안 소재조차 파악되지 못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

류큐 왕국은 15세기부터 약 450년 동안 오키나와 섬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국가 체계를 유지했던 역사적 왕국이다. 동남아시아와 동북아시아를 연결하는 해상 교역의 중심지로 번영하며 독자적인 문화와 외교 체계를 구축해 왔던 만큼 이번 문화재의 반환은 단순한 유물 회수가 아닌 역사 복원의 의미를 지닌다.

 

이번 반환 과정은 오랜 추적과 국제 협력의 결과로 이뤄졌다. 오키나와현은 사라진 문화재 목록을 정리해 2001년 미국 연방수사국에 도난 미술품으로 등록 요청을 진행했고, 이후 꾸준한 추적 작업이 이어졌다. 그 결과 최근 미국 내에서 해당 문화재들이 확인되면서 반환이 성사됐다. 문화재 일부는 미군 점령 시기와 전후 혼란 속에서 유출된 것으로 보이며, 장기간 여러 경로를 거쳐 해외에 남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번 반환품에는 18세기에 재위했던 쇼케 왕과 19세기 쇼이쿠 왕 등 류큐 왕국의 주요 인물을 그린 초상화가 포함되어 있어 역사적 가치가 더욱 높게 평가되고 있다. 이 초상화들은 류큐 왕국의 왕실 의례와 권위를 상징하는 중요한 기록물로, 당시 궁정에서 제작되어 슈리성에 보관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상화와 함께 도자기 등 다양한 문화재도 함께 반환되면서 류큐 왕국 시대의 생활과 예술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이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반환이 단순한 문화재 회수를 넘어 전쟁으로 인한 문화 훼손 문제를 다시금 환기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키나와현은 반환된 유물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일반에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역 사회에서는 오랜 시간 잃어버렸던 역사적 상징이 돌아온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으며, 문화적 정체성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