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해고 복직 과정 대기발령 가능”…대법원 판단에 노동계 관심 집중

“부당해고 복직 과정 대기발령 가능”…대법원 판단에 노동계 관심 집중

2026-05-27     뉴스톡

부당해고를 당한 근로자를 회사가 다시 복직시키는 과정에서 일정 기간 대기발령을 내리는 것이 반드시 위법한 것은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오랜 기간 이어졌던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 관련 소송에서 나온 것으로, 향후 기업의 복직 절차와 노동 현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법원이 “합당한 업무 배치를 위한 임시적 조치라면 정당성이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 노동계와 산업계 모두 판결 내용을 주목하고 있다.

사건은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협력업체 노동자로 일하던 최병승 씨의 부당해고 논란에서 시작됐다. 그는 정규직 전환 투쟁 과정에서 해고됐고, 이후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복직 과정에서 회사 측이 일정 기간 대기발령 조치를 내리자 이를 또다시 문제 삼아 소송을 이어갔다. 최씨는 과거 자신이 담당했던 공정으로 즉시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회사 측은 오랜 기간 현장을 떠나 있었던 만큼 교육과 적응 과정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회사 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이미 형성된 사업장 질서와 작업 환경 변화, 경영상 필요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원직 복직에 해당하는 적절한 업무를 배치하기 위한 과정이라면 일정 기간 대기발령 조치도 허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복직까지 7년 이상 공백이 있었고, 생산 차종과 공정 환경 역시 달라진 점 등을 감안해야 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회사가 단순히 근로자를 배제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실제 현장 적응과 직무 교육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점도 중요하게 판단했다. 판결문에서는 회사 측이 3주 정도의 교육 과정을 마련했지만, 근로자가 출근 대신 면담을 요구하며 실제 교육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내용도 언급됐다. 대법원은 이런 사정을 종합적으로 볼 때 당시 대기발령 조치에 필요성과 상당성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다만 대법원은 이번 판결이 모든 대기발령을 정당화하는 의미는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재판부는 대기발령이 남용될 경우 근로자에게 큰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반드시 합당한 업무 배치라는 목적과 필요성이 인정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근로자와의 협의 절차와 생활상 불이익 여부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기업의 인사권과 근로자 보호 사이 균형 기준을 제시한 사례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번 판결로 최씨가 받을 임금 규모 역시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앞선 재판에서는 해고 무효와 함께 수억원대 임금 지급 판단이 내려졌지만, 대법원이 일부 판단을 다시 하라고 사건을 돌려보내면서 계산 범위에도 변화가 생기게 됐다. 노동계에서는 기업이 복직 절차를 이유로 대기발령을 남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반면 산업계는 장기간 현장을 떠난 근로자의 경우 교육과 적응 과정이 현실적으로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번 판결은 앞으로 유사한 노동 분쟁에서 중요한 기준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