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은 줄어드는데 돈은 더 쌓인다…교육예산 구조 손질론 커진 이유
학생은 줄어드는데 돈은 더 쌓인다…교육예산 구조 손질론 커진 이유
저출생 여파로 초·중·고 학생 수가 빠르게 감소하는 가운데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오히려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교육재정 구조 개편 논의가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현재 방식대로라면 학생 1인당 교육교부금 규모가 앞으로 수천만원 수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분석까지 제기됐다. 학령인구 감소와 세수 증가가 동시에 맞물리며 생긴 현상이다.
국회 예산정책처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초·중·고 학령인구 1인당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2023년 기준 약 1207만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현행 제도가 유지될 경우 2028년에는 2000만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고, 2032년에는 3039만원 수준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학생 수는 줄어드는데 교육 예산 총액은 계속 늘어나는 구조가 이어진다는 의미다.
이 같은 배경에는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가 자리하고 있다. 통계청 전망에 따르면 2023년 약 533만명 수준인 초·중·고 학령인구는 2032년 약 362만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약 10년 사이 30% 넘게 줄어드는 셈이다. 반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내국세 수입 증가와 연동되면서 같은 기간 64조4000억원에서 110조3000억원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교육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와 일부 교육세를 재원으로 마련된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전국 시·도교육청 예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핵심 재원이다. 지방 교육 자치를 위해 중앙정부가 이전하는 돈으로, 학교 운영과 교육 환경 개선 등에 폭넓게 사용된다. 다만 최근 들어 학생 수 감소 속도가 빨라지면서 “현재 방식이 시대 변화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함께 커지고 있다. 학생 수는 줄어드는데 예산은 자동적으로 증가하는 구조가 효율적인지 다시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국가 재정 부담이 계속 커지는 상황도 논쟁을 키우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국가채무가 2023년 1129조원에서 2032년 1902조원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복지 지출 확대와 고령화 대응 비용까지 겹치는 상황에서 교육교부금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감소하는 학령인구를 반영해 교부금 산정 방식을 개편하고, 남는 재원을 저출생 대응이나 고령화 정책 등 다른 중장기 과제에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논의 과정에서도 교육교부금 재원을 일부 조정해 저출생 대응 예산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제안된 바 있다. 반면 교육계 일각에서는 단순히 학생 수 감소만으로 예산을 줄여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지역 간 교육 격차 해소와 미래 교육 투자 확대, 디지털 교육 환경 구축 등을 위해 여전히 충분한 재정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학령인구 감소 시대 속에서 교육재정을 어떻게 배분하고 어디에 우선 투자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