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 돌려받지 못했다”…전세사기 피해 4만 건 육박에 서민들 절망

“보증금 돌려받지 못했다”…전세사기 피해 4만 건 육박에 서민들 절망

2026-06-03     뉴스톡

전세사기 피해 규모가 전국적으로 급증하면서 서민 주거 불안이 다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정부가 인정한 전세사기 피해 건수는 최근 4만 건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작된 피해는 지방 도시까지 확산되고 있으며,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 청년층 피해가 특히 심각한 상황이다. 피해자 상당수는 수억 원에 달하는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채 대출 이자와 월세 부담까지 떠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피해 회복 지원을 위해 전세사기특별법 개정과 함께 최소보장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개정안에는 경·공매 이후 돌려받은 금액이 보증금의 3분의 1에 미치지 못할 경우 국가가 부족분을 보전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피해자에게 일부 금액을 먼저 지급한 뒤 이후 정산하는 ‘선지급 후정산’ 방식도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피해자들 사이에서는 “실질적 지원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불만이 계속되고 있다.

실제 피해자들은 극심한 생활고를 호소하고 있다. 전세 보증금을 잃은 뒤 신용불량 상태에 몰리거나 가족 집으로 돌아가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일부 피해자는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이중 채무 상태에 빠졌으며, 임시 숙소를 전전하는 경우도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 피해자 모임에서는 극단적 선택 충동과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글도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전세사기 수법이 갈수록 조직화·지능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경찰 수사에서는 브로커와 명의 대여자, 일부 공인중개업자까지 연결된 조직적 범행 구조가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신축 빌라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세입자를 유인하거나,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수백 채를 확보한 사례도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현행 임대차 구조 자체가 사기 범죄에 취약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정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피해 주택 매입 확대와 긴급 주거 지원을 추진 중이지만 속도는 더디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까지 LH가 매입한 피해 주택은 전체 피해 규모에 비해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 금융 지원을 넘어 공공임대 연계와 채무 조정, 장기 주거 지원 시스템까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전세 제도 자체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다. 일부 청년층은 “이제 전세는 위험한 제도라는 인식이 생겼다”고 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사회 주거 구조가 전세 중심에서 월세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반복되는 전세사기 사건 속에서 서민 주거 안전망을 근본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