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이라더니 14분 동안 눌렀다”…노령견 이빨 빠지게 한 유치원장의 최후
“훈련이라더니 14분 동안 눌렀다”…노령견 이빨 빠지게 한 유치원장의 최후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반려견을 전문 시설에 맡기는 가정도 크게 늘고 있다. 하지만 보호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되는 반려동물 시설에서 충격적인 학대 사건이 발생하면서 공분이 커지고 있다. 경남의 한 애견유치원 원장이 맡겨진 노령견을 장시간 강하게 압박해 치아를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결국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특히 해당 원장이 훈육 과정이었다고 주장했음에도 법원은 이를 정상적인 훈련이 아닌 학대 행위로 판단했다는 점에서 반려동물 업계 전반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사건은 경남 거제의 한 애견유치원에서 발생했다. 원장인 30대 남성 A씨는 고객이 맡긴 10살 푸들을 상대로 이른바 개인기 훈련을 진행하던 중 반려견이 자신의 손을 물었다는 이유로 강압적인 행동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결과 A씨는 개의 턱을 붙잡은 뒤 자신의 다리 사이에 끼우고 약 14분 동안 강하게 눌렀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 과정에서 푸들은 치아가 빠지는 상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반려견은 몸무게가 3.5kg 정도인 소형견이었으며 사람 나이로 환산하면 노년에 해당하는 고령견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자신이 한 행동이 학대가 아니라 훈육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서열을 가르치는 훈련 과정이었으며 치아가 손상된 것도 원래 치아 상태가 좋지 않았던 개가 자신의 손을 물고 빠져나가려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법원은 이러한 설명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 반려견이 고령이고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강한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원장이 그런 특성을 충분히 알고 있었음에도 과도한 물리력을 행사했다고 판단했다. 또한 정상적인 훈육의 범위를 벗어난 행위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1심 재판부는 애견유치원 원장이라는 직업의 특수성도 중요하게 봤다. 일반인보다 반려견의 성향과 행동 특성을 잘 이해해야 하는 위치에 있으면서도 전문가답지 못한 방식으로 동물을 다뤘다는 것이다. 특히 보호자가 요청하지도 않은 개인기 훈련을 진행했고, 치아 이상이 발생한 사실을 인지한 뒤에도 다른 통제 방법을 찾지 않은 채 압박을 계속한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행동이 단순 실수나 부주의 수준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학대 행위로 평가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A씨에게는 동물보호법 위반과 재물손괴 혐의가 인정돼 벌금 300만 원이 선고됐다.
A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2심 역시 원심 판단이 타당하다고 봤고, 사건은 결국 대법원까지 올라갔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며 상고를 기각했다. 특히 대법원은 반려견 치아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시점부터는 고통을 최소화할 수 있는 다른 방식의 통제가 가능했음에도 압박을 계속한 점을 중요하게 봤다. 또한 그 방법과 정도가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판단하며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번 사건은 반려동물 훈련과 학대의 경계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다시 불러오고 있다. 과거에는 강압적인 훈련 방식이 일부 현장에서 사용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동물의 스트레스와 심리 상태를 고려한 교육 방식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반려동물을 맡기는 보호자 입장에서는 시설과 훈련사의 전문성뿐 아니라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동물을 대하는지에 대한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다. 장시간 압박으로 노령견에게 상해를 입힌 이번 사건은 반려동물 산업이 성장하는 만큼 관련 윤리 기준과 관리 체계 역시 더욱 엄격해져야 한다는 과제를 다시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