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옹벽의 변신, 도시의 첫인상을 바꾸는 작은 혁신

회색 옹벽의 변신, 도시의 첫인상을 바꾸는 작은 혁신

2026-06-22     뉴스톡

도시의 경쟁력은 높은 건물이나 화려한 개발 사업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사람들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거리와 도로, 그리고 일상 속 풍경이 도시에 대한 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최근 강원 동해시가 주요 도로와 옹벽을 활용한 대규모 경관 개선 사업에 나서면서 삭막했던 공간들이 새로운 볼거리와 휴식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단순한 미관 개선을 넘어 시민들의 생활환경을 향상시키고 관광객들에게도 긍정적인 이미지를 제공하려는 시도가 이어지면서 지역사회 안팎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특히 이번 사업은 도시를 찾는 방문객들에게 첫인상을 바꾸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사업은 강원도민체육대회를 앞두고 도시 이미지 개선과 보행환경 정비를 위해 추진됐다. 동해시는 주요 진입로와 생활권 주변 시설물을 대상으로 경관 개선 작업을 진행했으며, 이를 위해 상당한 예산을 투입해 노후화된 공간을 정비했다. 오랜 시간 방치되거나 단조로운 회색 구조물로 남아 있던 옹벽들은 다양한 예술 작품과 조형물, 조명 시설을 갖춘 공간으로 새롭게 꾸며졌다. 도시 곳곳에 위치한 평범한 시설물이 지역의 특색을 담은 문화 공간으로 변신하면서 시민들의 반응도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단순한 시설 보수 차원을 넘어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적인 접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해안도로 인근 옹벽은 동해의 자연환경과 지역 정체성을 반영한 공간으로 꾸며졌다. 바다와 철길을 주제로 한 벽화와 장식물이 설치되면서 기존의 무채색 공간은 생동감 있는 관광 포인트로 변모했다. 여기에 입체적인 기차 형상 디자인까지 더해지면서 방문객들이 자연스럽게 사진을 촬영하는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히 지나치는 공간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지역을 대표하는 새로운 풍경으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관광객 입장에서는 특별한 관광지를 찾지 않아도 거리 곳곳에서 지역의 매력을 느낄 수 있게 됐고, 시민들 역시 일상 속에서 색다른 경관을 접할 수 있게 됐다.

 

주거지역 인근 공간도 변화의 대상이 됐다. 한 아파트 앞 옹벽은 인생과 행복을 주제로 한 예술적 표현이 담긴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여기에 야간 조명 시설이 설치되면서 어둡고 삭막한 분위기를 풍기던 거리는 보다 밝고 안전한 환경으로 바뀌었다. 전문가들은 경관 개선 사업이 단순히 보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범죄 예방과 보행 안전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조명이 부족하고 관리가 미흡한 공간은 시민들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지만, 정비가 이뤄진 공간은 심리적 안정감과 이용 편의성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번 사업 역시 이러한 효과를 함께 기대하고 있다.

또 다른 구간에서는 지역 예술가의 작품을 활용한 갤러리형 벽화가 조성됐다. 매화를 주제로 한 시화 형식의 벽화는 단순한 그림을 넘어 지역 문화와 예술을 접목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도시 재생 사업을 추진하면서 지역 예술가와 협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이번 사업 역시 지역 문화 자산을 적극 활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시민들은 출퇴근길이나 산책 중 자연스럽게 예술 작품을 접할 수 있고, 방문객들에게는 지역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전달할 수 있게 됐다. 이는 도시의 개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지역 문화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동해시는 이번 사업에 이어 추가적인 경관 정비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천곡동굴과 도서관 주변 등 여러 장소에 대한 개선 작업을 통해 도시 전반의 환경을 더욱 향상시킨다는 방침이다. 또한 노후 시설물 청소와 재도색 작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쾌적한 도시환경을 유지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도시 경쟁력이 단순히 경제 규모나 인구 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체감하는 생활환경과 도시 이미지에서도 큰 차이를 만든다고 강조한다. 결국 시민이 자부심을 느끼고 관광객이 다시 찾고 싶어 하는 도시를 만드는 과정은 이러한 작은 변화에서 시작된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