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땅출판사가 검사 출신 변호사들의 압수수색 해설서 ‘쫄지마! 압수수색’을 출간했다.
드라마를 보다 보면 압수수색 장면이 심심찮게 나온다. 검은 정장을 입은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영장을 내밀고는 경비원들의 제지에도 상관없이 출입게이트를 뛰어넘는다. 이들은 사무실 여기저기를 뒤지고 다니며 닥치는 대로 파란 상자에 서류를 쓸어 담는다. 압수수색이 집행된 장소는 흡사 메뚜기 떼가 지나간 것처럼 초토화가 된다. 우리가 보통 ‘압수수색’하면 떠올리는 장면이다. 그러나 실제 압수수색은 조금 다르다. 판사가 발부한 영장에 따라 절차에 따라 진행된다. 그렇지만 압수수색의 민감성 때문에 수사기관과 압수수색 당사자 간 종종 갈등이 발생한다.
압수수색은 수사기관이 가지고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 중의 하나이다. 그리고 그 무기는 은밀하게, 기습적으로 사용된다. 수사팀은 전광석화처럼 압수수색을 시작해 필요한 자료를 모은다. 단 한 차례의 압수수색으로 수사의 성패가 갈리는 경우도 많다.
기습적인 압수수색을 당하게 된 당사자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형사소송법과 인권보호수사규칙 등은 압수수색을 당하는 사람이 영장을 제시받는 시작 단계부터 압수물을 돌려받는 마지막 단계까지, 방어권을 어떻게 행사해야 하는 지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자신의 권리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실제 현장에서는 법에 규정되지 않은 상황이 수시로 발생하고, 심지어 법이나 영장 내용에 대한 해석을 두고 수사기관과 압수수색 당사자 간 갈등이 발생하는 일도 많다.
이 책은 청와대와 국회, 선관위, 검찰, 정부기관, 교육청, 선거사무소, 기업 본사 등 출입조차 어려운 주요 시설을 모두 압수수색 해 본 검사 출신 변호사들이 현장에서 겪은 상황을 토대로 쓴 압수수색 해설서이다. 압수수색이 들어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영장은 어떻게 보는지, 카카오톡 메시지는 복원이 되는지, 압수된 서류를 돌려받을 수 있는지, 휴대전화 압수수색은 무엇을 하는 것이고 비밀번호를 알려줘야 하는지, 디지털 포렌식은 어떤 것이고 선별절차는 무엇인지 등 수사를 받고 있다면 알아 두어야 할 쟁점을 총망라했다.
저자 허윤 변호사는 종합일간지 법조기자, 사건기자로 5년 동안 활동하다 변호사가 됐고, 고위공직저범죄수사처에서 검사로 근무했다. 대검찰청, 지방검찰청, 국회, 정부 기관, 선거관리위원회, 기업 본사 등을 압수수색 한 경험을 토대로 종합일간지에 ‘쫄지마! 압수수색’이라는 칼럼을 쓰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 언론중재위원회 중재 자문변호사, 선거기사심의위원회 심의위원,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 법률고문 등으로도 활동했다. 현재 법무법인 LKB 수사대응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저자 김숙정 변호사는 인천지방검찰청 검사 등 검찰청 검사, 국회의원 보좌관, 경찰수사연수원 발전자문위원 및 외래교수, 법무법인(유한) 현 파트너 변호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사로 활동했다. 청와대, 대검찰청, 지방검찰청, 정부 기관 등을 압수수색 한 경험이 있다. 서울대학교 대학원 지리학 학사,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형사법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법무법인 LKB 수사대응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오해하지 말 것은 이 책의 목적이 압수수색을 피하는 요령을 알려 주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압수수색은 범죄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수사의 가장 중요한 단계 중 하나이다. 수사기관이 적법한 방법으로 강제력을 동원해 수사를 하는 것을 피하기는 어렵다. 이 책은 법에 규정된 당사자의 권리와 의무를 상황별로 구체적으로 제시해, 압수수색을 당하는 사람이 수사기관과 최대한 동등한 입장에서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