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당신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고…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체포영장에 의해 체포합니다.” 미란다 원칙이 고지된 후 두 손에 수갑이 채워진 보이스피싱 사기범의 얼굴이 앳되다. 보이스피싱으로 피해자에게 900만원을 뜯어낸 사기범은 열여덟 살에 불과한 고등학생이었다. 범행에 가담한 일당은 총 6명. 이들은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로 갈취한 돈을 조직에 송금하지 않고 다시 가로채는 ‘간 큰’ 행보를 보였다.
수원서부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A군(18) 등 6명을 검거해 A군 포함 2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들 일당의 대장 노릇을 하던 A군은 보이스피싱 조직에 먼저 접촉해 일을 받아낸 뒤 전체적인 범행을 기획했다. 인터넷에 떠있는 ‘고액 알바’ 등의 미끼가 보이스피싱이라는 것을 알고도 접근한 것이다.
이후 그는 여자친구 B양(17) 등 2명과 함께 범행에 나설 이들을 모집해 평소 알고 지내던 3명을 더 끌어들였다. 전달책이 된 C군(18) 등 3명은 피해자를 만나 돈을 대면편취하는 일을 맡았다.

피해자(58ㆍ여)는 기존 대출금을 갚으면 저금리로 더 많은 돈을 빌려주겠다는 이른바 ‘전환대출’ 수법에 당했다. A군 등 일당은 총 3천여만원의 피해액 중 900만원을 받아오는 역할이었다.
안산시 상록구의 한 편의점 앞에서 어머니뻘인 피해자를 만나 현금 900만원을 받아낸 뒤 이번에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뒤통수를 쳤다. 원래대로라면 갈취한 돈을 환전소를 통해 중국으로 보냈어야 했지만 전부 꿀꺽 삼켜버린 것이다.
A군이 조직한 일당은 모집책 3명, 전달책 3명으로 각각 550만원, 350만원씩 나눠 가졌다. 이 고등학생들은 피해자가 애타게 찾아 헤맨 900만원을 술값 등 유흥비로 탕진해버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