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16%가 고객, 학부모, 아파트 주민 등 제3자인 민원인에게 괴롭힘(갑질)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갑질119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9월 2일부터 10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천명을 대상으로 '민원인 갑질'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20일 공개했다.
조사 결과, 고객, 학부모, 아파트 주민 등 제3자인 민원인에게 괴롭힘을 경험한 적 있는지 물었더니 '있다'는 응답이 16%였다. 중앙 및 지방 공공기관의 '있다'는 응답은 26.4%로 평균보다 10%p(포인트) 이상 높았다. 은행에 근무 중인 A씨는 "고객이 악의적으로 민원을 넣고, 지점에 찾아와 소리를 질렀다"며 "그런데 상급자는 고객이 금감원 민원을 넣겠다고 하는데 왜 일을 만드냐고 오히려 저를 타박했다"고 토로했다.
민원인 괴롭힘 경험자 160명 중 61.9%는 피해 이후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 또 '회사를 그만두었다'는 응답도 25.6%에 달했고, 회사에 대책을 요청한 것은 26.3%에 그쳤다.

이처럼 업무와 관련해 고객 등 제3자 폭언 등으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는 '감정노동자 보호법'이 존재하지만, 이를 알고 있다는 응답은 63.9%로 나타났다. 특히 법 인지도는 연령이 낮을수록, 고용이 불안할수록, 임금 수준과 직급이 낮을수록 떨어졌다.
회사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지 않았다. 직장인 53.6%는 제3자 폭언으로부터 회사가 노동자를 제대로 보호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남성(49.7%)보다 여성(58%), 조합원(45.6%)보다 비조합원(54.6%)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직장갑질119 송아름 노무사는 "현행 감정노동자 보호법은 문제상황 발생 시 대처방안 등을 포함한 고객 응대 업무 매뉴얼 마련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기존 업무 매뉴얼에 간단한 고객 응대 멘트를 추가하는 등 형식적인 조치를 하는데 그치거나 그마저도 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며 "위반 시 별다른 제재 규정이 없어 노동부가 관리·감독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도 주요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