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봄’을 보내고 있는 안산시 단원구 반월국가산업단지의 A사는 한달 전 중고 프레스 기계 2대를 매물로 내놨다. 전자제품에 쓰이는 인쇄회로기판을 가공하는 A사에서 10년간 사용한 기계였다. 올 초부터 일감이 급격히 줄면서 정규직 직원 9명 중 4명을 정리했음에도 공장 운영이 여의치 않자 결국, 자식 같은 기계 7대 중 2대를 내놓은 것이다.
기도 중소 제조업체들이 사업 규모를 줄이거나 아예 폐업하면서 중고기계 매물이 크게 늘고 있다. 더욱이 이같이 매물이 쌓여도 사 가는 제조업체가 없어 애꿎은 중고기계들만 방치되고 있다.
21일 오후 1시께 시흥 한국기계유통단지는 밝은 대낮에도 오가는 사람이 드물어 전반적으로 한적한 분위기였다. 한 중고기계 매매업체에 들어서니 한 중고 프레스 기계를 손보던 사장 B씨(61)가 오랜만에 사람을 보는 것처럼 반갑게 맞이했다.

프레스 기계부터 각종 중고기계를 취급하는 이곳은 현재 대당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중고기계를 약 2억원어치나 재고로 쌓아두고 있었다.
B씨는 “매물은 쌓여 있는데 사러 오는 사람이 없다. 지금도 심심해서 기계를 만지고 있는 중이었다”며 “지난 1997년 IMF 외환위기 때도 사려는 사람은 있어서 돈은 벌었는데, 요즘은 손님이 너무 없다. 물건만 가져간다면 손해를 보고 원가에라도 처분하고 싶은 심정”이라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중고기계의 수요층은 대부분 중소 제조업체로 사실상 제조업 바닥경기를 가늠하는 잣대라고 볼 수 있다. 기계를 사는 중소 제조업체가 일감이 줄어들면서 오히려 기계를 되파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