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찰청이 전세 보증금을 편취한 대규모 전세사기 일당 21명을 검거하고, 주범 A씨(30대)를 구속 송치했다. 이번 사건은 금융대출과 임차인 보증금을 악용해 건물을 신축한 것처럼 꾸민 뒤 피해자들의 보증금을 가로챈 수법으로, 피해 규모가 약 354억 원에 이르는 대형 사기 사건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A씨 등 일당은 2018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부산 수영·해운대·연제·부산진구 등 4개 구 일대에 다세대주택 9채를 신축한 것처럼 사업 계획을 세우고 금융기관으로부터 508억 원의 대출을 받아 자금을 조달했다. 동시에 임차인들로부터 받은 보증금과 대출금을 합쳐 총 651억 원을 마련해 건축비 명목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이들 주택은 실제로는 담보대출과 보증금 채무가 시가를 크게 웃도는 ‘깡통주택’ 상태였고, 신규 세입자 보증금으로 기존 채무를 돌려막는 방식으로 운영되다가 결국 325명의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경찰은 A씨가 피해자 보증금 일부 약 60억 원을 대출 상환에 썼으며, 약 108억 원을 도박 등 사적으로 탕진한 정황도 확인했다. 건물관리인과 명의대여자 등 5명은 사기 방조 혐의로, 공인중개사와 보조인 15명은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또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피해자들을 대신해 대위변제를 실시한 약 180억 원에 대해서도 별도의 사기 혐의를 적용해 추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피해자 수와 금액 규모가 매우 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을 적용해 법정 최고 무기징역까지도 가능하도록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서민들의 삶을 위협하는 악성 민생범죄에 대해 강력하게 단속하겠다며, 전세 계약 시 보증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하고 HUG의 안심전세 앱을 활용해 임대인 정보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등 예방 조치를 당부했다.
이번 사건은 금융과 부동산을 악용한 전세사기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피해자들에게 미치는 파장이 얼마나 큰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피해를 막기 위한 제도적 안전장치와 함께 사회적 경각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