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에서 일명 ‘깡통전세’ 사기 수법으로 수십억 원대 피해를 낸 공인중개사 A씨(41)와 그 일당 4명이 법원에서 모두 중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무자본 투자 방식으로 피해자 137명에게 약 95억 원에 달하는 전세 보증금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며, 재판부는 이들의 범죄가 조직적이고 계획적이라고 판단해 징역 3년에서 10년까지의 실형을 선고했다.
사건은 2020년 2월 A씨와 공모자들이 법인을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사채 등으로 자금을 조달해 조례동 일대 아파트 218채를 매수한 뒤, 매매가를 초과하는 금액으로 임차인들과 전세계약을 체결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이후 확보한 전세 보증금을 바탕으로 또 다른 매물의 전세 보증금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돌아막기식 계약을 이어갔다. 이러한 방식은 일명 ‘깡통전세 무자본 투자’로 불리며, 수익사업이 없어 전세 보증금을 돌려줄 능력이 없음에도 임대차 계약을 지속한 결과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검찰과 법원 조사 결과 A씨와 공모자들은 법인 설립 초기부터 역할을 분담해 자금관리·명의 제공·임차인 모집 등을 세밀하게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편취된 보증금은 인테리어 비용, 대출 이자 상환, 급여 지급 등 명목으로 나눠 사용됐다.

A씨와 B씨는 중개수수료 명목으로 약 1억7000만 원을 챙겼으며, 부부 부동산 업자인 C씨(62)와 D씨(77)는 가로챈 전세 보증금으로 매월 약 1200만 원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인테리어 업자 E씨(48)는 11억 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고, D씨가 운영하는 별도 법인을 통해 약 6억6000만 원의 분양수수료를 취득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선고 공판에서 “피고인들은 고위험 구조의 무자본 투자 방식으로 자본잠식 상태인 법인을 운영하면서 사실을 숨기고 피해자들을 기망했으며, 보증금 반환 가능성이 없음에도 범행을 지속해 죄질이 매우 중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법원은 범선윤 부장판사 심리로 형사2단독 재판부에서 이 같은 판단을 내렸다.
한편 사건이 벌어진 아파트 단지에서는 여전히 임차인 12가구가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해 피해를 호소하고 있으며, 일부 임대인이 30여 채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추가 피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피해 사례는 ‘깡통전세’와 같은 무자본 투자 사기 수법의 위험성을 다시금 보여주는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