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와 정신적 어려움을 안고 살아가던 A씨가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찾던 중 보이스피싱 조직과 연루돼 결국 법정에 서게 된 사연이 공개되며 사회적 약자와 범죄 조직 간 관계가 다시 한 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A씨는 사회생활에 큰 제약이 있는 상태였으며, 사회연령이 7세 수준으로 평가될 정도로 일상 생활과 직장 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안정적인 소득을 얻고자 인터넷에서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검색하며 시작한 행동은 곧 보이스피싱 조직의 포획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A씨는 자신이 연루된 범죄의 실체와 위험성을 명확히 이해하기 어려운 상태였다는 점에서 사건의 본질적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요구는 단순히 계좌를 넘기는 것이었고, 이를 통해 범죄 수익을 분배받는 구조로 설계돼 있었다. A씨는 과거에도 범죄와 연관된 혐의로 처벌받은 기록이 있었지만, 이번 사건에서도 범행을 피하기 어렵다는 압박 아래 조직원이 요구하는 계좌 정보를 넘겼다. 이 과정에서 조직은 A씨의 나체 사진을 요구하고 이를 협박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극심한 심리적 압박을 가했고, 결국 A씨는 조직의 지시에 따라 범죄에 관여하게 됐다.
법정에서 A씨는 자신의 행동이 범죄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남겼다. “징역살기 싫어요”라는 짧은 문장이 법정에서는 범행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는 중요한 근거로 제시됐다. 재판부는 A씨가 계좌에 연결된 접근매체를 양도한 행동이 전기통신금융사기 범죄를 돕는 것임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용인한 것으로 보고, 미필적 고의를 인정해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판결 직후 법조계와 시민 사회에서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범죄 사례를 넘어 사회적 약자 보호와 법적 책임 판단의 기준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왔다. 법조인과 인권 단체들은 장애인과 같은 취약 계층이 범죄 조직에 끌려 들어가는 배경에는 단지 ‘장애’나 ‘경제적 어려움’뿐 아니라 사회적 고립과 지원 체계의 부재가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A씨처럼 자신의 처지를 표현하거나 방어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피고인에게는 충분한 진술 지원과 법적 보호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현행 법체계에서는 장애를 가진 피해자, 참고인, 목격자에게는 진술조력인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이 제공되지만, 피고인 장애자에게는 진술조력인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장애가 있는 피고인은 조사와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의사를 충분히 표현하거나 방어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기 쉽고, 이로 인해 형량이 부당하게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