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이후 소상공인의 경영 안정을 위해 대규모 금융 지원책을 펼쳤지만 현장에서는 대출 부채만 증가하는 ‘부실 이연’ 구조가 심화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소상공인 재정 지원사업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의 정책자금과 보증 대출 공급 규모는 지난 2018년 51조원 수준에서 올해 2분기 약 95조원으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연체율과 부실률도 함께 상승해 자영업자의 금융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예정처는 코로나 기간 빚으로 버티는 소상공인이 늘어나면서 금융 지원이 ‘생존 사다리’가 되기는커녕 장기 채무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 됐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2018년 627조원에서 올해 2분기 1070조원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연체율도 0.8%에서 1.8%로 상승했다. 특히 취약 소상공인층의 연체율은 일반 평균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보였다.

정부의 정책자금 공급 확대는 코로나 이후 급격히 늘어난 대출 만기가 다가오면서 부실로 이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정책 금융기관이 대위변제 형태로 지원하는 대출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은 소상공인 금융 지원 정책이 부채 문제를 장기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문제를 일시적으로 미루는 데 그쳤다는 비판을 낳고 있다.
문제점으로는 지원 자금이 가장 필요한 취약계층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못한다는 점도 꼽혔다. 정부가 집행률을 높였다고 해도 실제로 현장에서 금융 지원을 받은 취약계층 비율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장애인기업 지원자금, 청년고용 연계자금, 소공인 특화자금 등 주요 정책자금의 실제 지원 비율은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자금 수요가 높은 취약계층이 정책자금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상대적으로 신용도와 담보 여건이 좋은 사업자에게 자금이 돌아간 결과라는 분석이다.
또한 보증 대출도 소상공인의 전반적인 금융 부담 완화에 크게 기여하지 못한 것으로 지적됐다. 보증 대출이 확대됐음에도 신용도가 낮은 차주보다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사업자에게 더 많이 지원된 구조로 파악됐다. 대출 심사 과정에서 상환 능력이 우선 고려되면서 취약 소상공인층은 오히려 금융 지원 체계에서 소외되는 결과를 낳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