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회에서 인권침해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집단은 40~50대 남성 직장 상사라는 조사 결과가 나와 사회 전반의 인권 의식과 조직 문화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전국의 성인 1만7045명을 대상으로 올해 7월과 8월 사이에 진행한 ‘인권의식 실태조사’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인권침해 피해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사람 중 직장에서 이러한 피해를 겪었다고 답한 비율이 45.2%로 가장 높았으며, 특히 직장 상사나 상급자에 의한 침해 사례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가해자 비율을 보면 50대가 34.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이어서 60대 이상(28.2%)과 40대(17.5%)가 뒤를 이었다. 이에 따라 직장 내에서 권력 관계에 있는 40~50대 남성이 인권침해의 주요 가해자로 지목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성별 분석에서도 남성이 58.4%로 여성이 33.4%보다 훨씬 높은 비율을 차지해 남성이 인권침해 가해자로 더 많이 지적됐다.
인권침해 피해를 경험한 이들 중 79.2%는 어떠한 대응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피해자들은 인권침해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거나 대응 방법을 몰라서 침묵한 경우가 많았으며, 피해 사실을 알고도 공공기관이나 직장 내 절차를 통해 정식으로 신고하는 비율은 매우 낮았다.

피해자들이 주로 선택한 대응 방식은 가족이나 지인에게 하소연하는 정도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 결과가 단순한 통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분석하고 있다. 숭실대학교 정보사회학과 유은혜 교수는 한국 사회에서 직장 내 위계 구조가 강하고 상급자의 권위가 강조되는 조직 문화가 인권침해를 은폐하거나 정당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피해를 인지했음에도 정당한 절차를 통해 대응하지 못하는 현실이 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전문가 역시 직장 내 인권침해 문제는 단순한 개인 간 갈등이 아니라 조직 문화와 제도적 시스템의 문제를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인권침해를 조직적으로 예방하고 피해자의 신고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직장 내 인권 교육 강화, 신고 절차의 투명성 확보, 피해자 보호 조치 강화 등 다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