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에 있는 한 물류회사 사무실 내 냉장고에 있던 1050원어치 초코파이와 과자를 허락 없이 꺼내 먹었다는 이유로 절도 혐의가 적용돼 재판에 넘겨졌던 사안이다. 경찰과 검찰은 이 사건을 절도죄로 보고 피고인을 기소했으며 1심에서는 벌금형이 선고된 바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냉장고에 있던 과자와 초코파이를 허락 없이 취식한 행위를 유죄로 판단해 벌금 5만원을 선고했다. 피고인이 약식명령과 벌금형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하면서 항소심이 진행됐다. 1심에서 유죄가 인정되면 절도죄가 확정돼 직장을 잃을 가능성도 제기됐기에 피고인은 항소를 선택했다.
항소심을 맡은 전주지법 형사2부는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며 원심의 벌금형을 파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죄를 저지를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재판부는 과거 사무실 내에서 보안업체 직원들이 간식을 먹는 관행이 있었던 점과, 당시 물류회사 내부의 구조나 진술 등을 종합했을 때 범죄 의사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판단은 단순히 물건을 꺼내 먹은 행동 자체만으로 절도죄의 성립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법적 해석에 따른 것이다.
항소심 판결 직후 피고인은 자신의 입장문을 통해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그는 “그동안 무척 치욕스럽고 힘겨운 날들을 보냈다”고 말하며 이번 판결을 내리기까지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한 “상호 호의를 기반으로 한 수십 년간의 관행이 한순간에 범죄가 돼버린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는 심정을 전했다. 피고인은 자신이 보안업체 소속 노동자이며 오랜 기간 직장에서 일해온 만큼 이러한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깊은 의문을 제기하는 한편, 이번 판결이 나올 수 있도록 관심을 보내준 이들에게 감사의 뜻도 표했다.
그는 이어 “비록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 신세지만 20여 년 가까이 맡은 업무와 노동에 자부심을 느껴왔다”며 “왜 이렇게까지 해야 했는지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또 “다시는 이와 같은 일로 고통받는 노동자가 없기를 간절히 소망한다”는 바람을 밝히며 말문을 맺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