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발생한 두 어린 자녀를 살해하고 시신을 여행가방에 넣어 장기간 유기한 사건의 주인공인 한국인 엄마에게 현지 법원이 종신형을 선고했다. 이 사건은 ‘가방 속 남매 시신’ 사건으로 불리며 국제적으로도 큰 충격을 줬다.
사건의 발단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거주하던 한국인 여성 A씨(당시 40대 후반 추정)**는 9살 딸과 6살 아들을 살해하고 이들의 시신을 여행가방에 넣어 창고에 유기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남편이 암으로 사망한 이후 정신적 어려움을 겪었다는 정황이 알려졌지만 범행 후 장기간 숨겼다는 점에서 여론의 공분을 샀다. 시신은 오클랜드의 한 창고에 ‘보관 상태’로 4년 이상 방치됐다가 우연히 창고 경매에서 구매한 부부가 가방에서 이상한 냄새를 맡고 열어보면서 발견됐다.
시신이 발견된 이후 사건은 빠르게 수사로 이어졌다. 경찰은 DNA 등 과학수사를 통해 남매의 신원을 확인하고,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A씨가 2018년 사건 직후 한국으로 도망간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졌고, A씨는 2022년 한국 울산에서 검거돼 뉴질랜드로 강제 송환됐다.

이후 열린 재판에서 A씨는 살인을 자백하면서도 우울증과 정신적 위기에 의해 범행을 저질렀으며, 당시 자신도 죽을 의도로 행동했다고 주장하는 등 심신미약을 항변했다. 변호인단은 남편의 사망 이후 극심한 정신적 고통과 우울증으로 인해 자녀를 죽이고 자신도 삶을 끝내려 했다는 주장을 했지만, 검사 측은 이를 계획적이고 고의적인 살인으로 봤다.
법정에서는 범행이 단순히 충동적이거나 일시적 정신적 붕괴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사건 이후 범행 은폐를 위해 이름을 변경하고 한국으로 돌아간 점, 가방에 시신을 넣어 장기간 보관한 정황 등이 드러나면서 계획적 행동으로 판단됐다. 이에 따라 배심원단은 정신적 장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유죄 평결을 내렸다.
오클랜드 고등법원의 판사는 A씨에게 최소 17년 이상 가석방이 불가능한 종신형을 선고했으며, 판결문에서 “특히 취약한 자녀들을 살해한 중대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범죄 직후 뉴질랜드에서 사형이 폐지된 이후 가장 무거운 형벌인 종신형이 선고된 것이다. 법원은 또한 A씨의 정신 건강 상태를 고려해 강제 정신건강 치료 프로그램을 병행하도록 명령했다.
이 사건은 국제적으로도 ‘가방 속 남매 사건’으로 널리 알려지며 아동 학대와 정신건강 문제, 법적 책임 범위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형량과 판결은 뉴질랜드 법체계 내에서 아동 학대 사건에 대한 엄중한 대응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