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서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겪던 50대 여성이 극단적인 표현이 담긴 경고문을 공동주택 곳곳에 게시한 사건이 법정 다툼 끝에 벌금형으로 마무리됐다. 이 사건은 단순한 이웃 간 소음 분쟁을 넘어, 표현의 자유와 협박적 메시지 사이의 경계가 어디인지 사회적 논쟁을 촉발한 사례로 지적된다.
피고인 A씨(50대)는 과거 자신의 거주하는 아파트 같은 라인 전 세대가 발생시키는 소음을 지속적으로 문제 삼아 왔다. 이에 대한 불만을 표현하기 위해 현관문과 엘리베이터, 복도 등 공용장소 곳곳에 ‘왜 칼부림이 나는지 알 것 같다’는 내용이 포함된 위협적인 문구를 담은 경고문을 붙인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경고문에는 층간소음으로 인한 폭력적 사태를 암시하는 문장이 적혀 있어, 이를 본 많은 주민들에게 불안감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내용의 안내문은 단순한 민원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에서 법적 문제로 비화했다.
사건은 1심에 이어 항소심까지 이어졌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층간소음 문제에 대한 불만을 전달하려는 의도는 이해할 수 있지만, 표현 방식이 이웃들에게 공포심을 유발할 수 있는 위협적 성격을 강하게 띤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단순히 소음을 지적하는 수준을 넘어 ‘칼부림’과 같은 극단적 상황을 언급한 경고문이 동일 라인 주민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세대에게 충분한 해악을 고지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협박죄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피고인에게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우리 사회에서는 실제로 층간소음 문제로 인해 극단적 폭력 사건이 발생한 사례들이 있어, 이러한 맥락에서 이뤄진 경고문은 단순한 표현의 자유 범주를 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법원의 판단은 층간소음과 같은 일상적 갈등 사안에서도 표현의 방식과 표현이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세심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해당 사건은 소음 문제를 둘러싼 이웃 간 갈등이 얼마나 예민한 문제로 발전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아파트 단지와 같은 공동주택 환경에서는 각 세대가 서로 공존해야 하는 만큼, 불만 표출 시에도 타인을 과도하게 위협하거나 공포감을 조성하는 표현을 삼가야 한다는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