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 옮기면 더 나은 보상과 근무환경을 기대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 노동시장에서는 이직이 반드시 연봉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 현실이 드러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일자리 이동 관련 통계에 따르면, 직장을 옮긴 근로자 가운데 상당수가 이직 이후 오히려 급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직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려는 선택이 오히려 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통계에 따르면 일정 기간 동안 상시 임금근로자로 일하다가 직장을 옮긴 사람은 200만 명이 넘는다. 이들 가운데 약 60%는 이직 이후 연봉이 증가했지만, 나머지 약 40%는 이전 직장보다 보수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단순 계산으로 보면 직장을 옮긴 사람 10명 중 4명은 연봉이 감소한 셈이다. 이직이 곧바로 처우 개선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이 수치로 확인된 것이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이러한 경향은 더욱 뚜렷해진다. 20대 이하와 30대에서는 이직 후 연봉이 늘어난 비율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지만, 40대 이후부터는 연봉 감소를 경험한 비율이 점차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 특히 50대와 60대 이상에서는 이직 이후 연봉이 줄어든 비중이 4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 중·장년층일수록 이직에 따른 경제적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임금 변화의 폭을 구체적으로 보면, 이직 후 소폭 상승한 경우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월급 기준으로 25만 원 미만 정도만 증가한 경우가 가장 흔했고, 반대로 큰 폭으로 연봉이 오른 사례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일부는 이직을 통해 연봉이 수백만 원 이상 크게 오르기도 했지만, 이와 동시에 연봉이 수백만 원 이상 감소한 사례도 적지 않게 확인됐다. 이직이 개인에게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상당한 손실을 동반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기업 규모별 이동 흐름도 눈길을 끈다. 중소기업에서 다른 중소기업으로 옮기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이동하는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반대로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옮기는 경우도 적지 않게 나타났다. 이는 많은 근로자들이 이직을 통해 기업 규모를 크게 바꾸기보다는, 비슷한 조건의 사업장 사이를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결과의 배경으로 노동시장 구조와 경력 관리 방식의 변화를 꼽는다. 과거에는 이직이 곧 연봉 상승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현재는 기업들이 직무 중심으로 임금을 책정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단순히 직장을 옮긴다고 해서 보상이 자동으로 올라가지 않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또한 특정 직무에 대한 전문성과 경쟁력이 뚜렷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이전보다 낮은 조건을 제시받을 가능성도 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