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과정에서 재산 분할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면서 한쪽 배우자가 재산을 몰래 빼돌리거나 은닉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상대 배우자가 재산을 확보하기 위해 법적 절차를 통해 ‘재산 명시’나 ‘재산 조회’를 신청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재산 명시 제도는 법원이 당사자에게 보유 재산을 상세히 목록으로 제출하도록 명령하는 절차다. 채무자가 재산을 숨기지 못하도록 강제하는 성격이 있으며, 허위로 기재하거나 제출을 거부할 경우 처벌도 가능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상대방이 재산을 축소하거나 일부만 신고하는 등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 때문에 재산 조회 제도를 함께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재산 조회는 법원이 금융기관, 부동산, 자동차 등록 정보 등 여러 기관에 직접 자료를 요청해 재산 내역을 파악하는 절차다. 개인이 확인하기 어려운 금융 정보나 숨겨진 자산까지 확인할 수 있어 보다 강력한 수단으로 평가된다.
다만 두 제도 모두 신청 요건이 엄격하고 절차가 복잡해 일반인이 단독으로 진행하기 쉽지 않다. 특히 재산 조회는 법원이 필요성을 인정해야 가능하며, 무조건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상대방이 고의로 재산을 빼돌렸다는 정황이나 분할 대상 재산이 명확하지 않다는 사정 등이 있어야 인정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재산 분할 분쟁이 예상될 경우 초기에 증거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금융 거래 기록, 부동산 계약 관련 자료, 사업 관련 서류 등 재산 형성과 이동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가능한 한 미리 확보해야 이후 법적 대응이 수월해진다는 것이다.
또한 재산 은닉이 의심되는 경우 단순히 의혹만 제기하기보다 구체적인 근거를 갖춰 법원에 신청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법적 절차를 통해 확보된 자료는 재산 분할 비율을 정하는 데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최근 이혼 과정에서 재산 규모가 커지고 자산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분쟁도 더욱 복잡해지는 추세다. 특히 금융상품이나 법인 지분, 해외 자산 등 추적이 어려운 형태의 재산이 늘어나면서 법적 제도의 활용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