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한가운데를 걷던 고령의 치매 환자가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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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6.02.2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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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한가운데를 걷던 고령의 치매 환자가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

도로 한가운데를 걷던 고령의 치매 환자가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법원은 운전자에게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과 물리적 한계가 사고를 막기 어려웠다는 것이 판결의 핵심이었다.

사고는 전북 완주의 한 도로에서 발생했다. 왕복 4차로 도로 중앙분리대를 따라 걷던 80대 남성이 달려오던 차량에 치였고 결국 목숨을 잃었다. 운전자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운전자가 전방 주시 의무를 다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법원은 당시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운전자가 사고를 예견하거나 회피하기 어려웠다고 봤다. 피해자는 어두운 옷을 입고 있었고, 차량 진행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중앙선을 따라 걷고 있었다. 일반적인 운전자라면 차량이 빠르게 오가는 왕복 4차로 도로 중앙에서 보행자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하기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속도 문제 역시 핵심 쟁점이 됐다. 사고가 발생한 도로의 제한속도는 시속 80㎞였고, 운전자는 약 83.2㎞로 주행하고 있었다. 제한속도를 소폭 초과했지만 그 차이는 약 3㎞에 불과했다. 법원은 이 정도의 속도 차이가 사고를 피할 수 있는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설령 제한속도를 정확히 지켰더라도 사고를 피할 수 있었는지 확신하기 어렵다는 점도 함께 고려됐다.

사고 당시 주변 환경도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됐다. 사고는 해가 완전히 진 뒤 어두운 시간대에 발생했으며, 사고 지점에는 가로등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차량 전조등으로 식별 가능한 거리는 약 40m 수준이었는데, 시속 80㎞ 이상으로 달리는 차량이 이 거리에서 보행자를 발견하고 충돌을 피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법원은 봤다.

재판부는 결국 여러 요소를 종합해 운전자에게 형사상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무죄를 선고했다. 예측 불가능한 보행자의 위치와 어두운 환경, 차량 속도와 제동 거리 등 물리적 조건을 고려하면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결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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