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정상에서 발생한 기름 살포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 평온해야 할 산 정상 데크 위에 자동차 폐오일이 뿌려진 채 발견되면서 시민들의 불안과 분노가 커졌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끝내 범인을 특정했다. 범인은 다름 아닌 해당 산을 자주 찾던 60대 남성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은 화성시 비봉면 태행산 정상 데크 바닥에 자동차 엔진에서 나온 폐오일을 뿌린 혐의로 형사 입건됐다. 사건 당시 현장에는 기름이 넓은 범위에 흩뿌려져 있었고, 이를 담았던 것으로 보이는 기름통까지 발견돼 고의성이 의심됐다. 소방당국의 공조 요청을 받은 경찰이 현장을 확인한 결과, 실제로 인화 가능성이 있는 물질이 곳곳에 퍼져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등산객들 사이에서는 며칠 전부터 정상 부근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고 바닥이 미끄럽다는 이야기가 돌기 시작했고, 이후 사건이 알려지며 논란이 커졌다. 특히 산 정상은 많은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거나 야영을 준비하는 장소이기 때문에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수사망이 좁혀지던 중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직후, 범인은 스스로 경찰을 찾아와 자수했다. 그는 자동차 정비 관련 일을 하는 인물로, 폐오일을 쉽게 구할 수 있는 환경에 있었다. 조사 과정에서 그는 범행 이유를 비교적 분명하게 밝혔다. 최근 산을 찾는 ‘백패킹족’이 늘어나면서 정상 데크에 텐트를 치는 일이 잦아졌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쓰레기가 곳곳에 버려지는 모습을 보고 분노했다는 것이다.

그는 야영을 막기 위해 일부러 기름을 뿌렸다고 주장했다. 사람들이 데크를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하도록 만들면 자연스럽게 숙영이 줄어들 것이라 판단했다는 설명이었다. 또한 화재를 일으킬 의도는 없었다고 강조하며, 단지 경고의 의미였다고 진술했다.
경찰 역시 현장 조사 결과 불을 붙이려 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방화를 목적으로 한 범행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내려졌지만, 시설을 훼손하고 위험한 상황을 초래한 점은 분명한 범죄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돌발 행동을 넘어, 최근 증가하는 산악 야영 문화와 자연 훼손 문제를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산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행한 행동이 오히려 더 큰 위험과 오염을 낳았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