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집에서 벌어진 기묘한 절도 사건이 법정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로...
  • 뉴스톡
  • 승인 2026.03.02 03: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치킨집에서 벌어진 기묘한 절도 사건이 법정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로...

치킨집에서 벌어진 기묘한 절도 사건이 법정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로 막을 내렸다. 범죄 자체가 다소 엉뚱하고도 일상적인 장면 속에서 발생했음에도, 법원은 반복된 행동과 그 책임을 명확히 해석해 처벌을 결정했다. 일상의 소소한 유혹이 범죄로 이어질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를 가늠하게 하는 판결이다.

사건의 발단은 한적한 새벽 시간이었다. 40대 남성 A씨는 자정을 넘긴 시간까지 이어진 술자리를 마친 뒤 세종시 내 한 치킨집을 발견했다. 치킨집은 이미 영업을 마친 뒤 문이 닫혀 있었고, 주변은 고요하기만 했다. 그러나 A씨는 이곳을 목적 없이 스쳐 지나가지 않았다. 그는 문틈으로 모습을 살핀 뒤 아무도 없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치킨집 안은 주인이 정리한 상태로 조명이 꺼져 있었지만, A씨는 곧장 주방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는 업소용 튀김 기계를 작동시켜 치킨 한 마리를 직접 튀기기 시작했다. 이미 조리가 끝난 상태의 생닭을 기계에 넣어 돌리고, 그 곁에 있던 맥주와 소주 등을 함께 챙겼다. 모두 계산되지 않은 채 그의 손에 들어갔다.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A씨는 사흘 뒤 같은 치킨집을 다시 찾아 같은 행동을 반복했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문이 닫힌 뒤 은밀히 들어가 생닭을 다시 튀겼고, 이번에는 맥주·생맥주 등 주류까지 함께 챙겼다. 두 차례 모두 주인은 이 모습을 전혀 알지 못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도 CCTV 등 영상 자료를 통해 그의 행위가 확인됐다.

재판에 넘겨진 A씨는 야간건조물침입절도 혐의로 기소됐다. 변호인 측은 피고인이 장물 취득이 아닌 단순한 허기를 해결하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그의 반복된 행동과 무단 침입 등 구체적 사실을 중대하게 받아들였다. 특히 두 차례 모두 같은 장소에서 절도 행각을 벌였다는 점에서 단순한 우발적 행동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 나왔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단순히 주인이 없는 시간대를 이용해 식품을 취한 것이 아니라, 계획적인 침입과 절취가 반복적으로 일어났다”며 죄책이 가볍지 않음을 밝혔다. 다만 피해액이 상대적으로 소액에 그친 점,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피고인이 이전에는 별다른 전과가 없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징역형 대신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또한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해 범죄에 대한 책임을 경험적·사회적으로 되새기도록 했다.

이번 사건은 일반적인 절도 사건과는 결이 다르다. 특히 범행 대상이 ‘치킨’이라는 일상적 음식이고, 범행 방식 또한 손님이 스스로 조리한 뒤 가져간 듯한 모습이라는 점에서 언뜻 가벼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법원은 행위 자체가 분명한 침입과 절도의 요소를 갖추고 있으며 위험성과 반복성이 존재한다고 본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