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의무를 져버린 채 ‘혼자 아이 셋을 키운다’는 사연을 내세우며 입대를 거부한 30대 남성이 법정에서 형을 다투다 항소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가족과 생계의 무게를 호소했지만, 법원은 개인 사정이 병역 면제 사유가 되기 어렵다고 판단하면서도 일부 사정을 참작해 형을 낮췄다.
전주지방법원 형사부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32)의 항소심에서 원심인 징역 1년 6개월을 파기하고,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법적 의무를 회피한 점을 지적하면서도, 전과가 없고 미성년 자녀가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사건은 A씨가 2021년 5월 전북 지방병무청으로부터 병역 의무 이행을 요구받은 뒤부터 시작됐다. 그는 상근예비역 복무를 위해 입영통지서를 받았지만 정해진 기일 내에 입소하지 않았다. 이후 병무청은 병역법에 따라 입영을 명했으나 A씨는 계속해 입대 일정을 미뤘다.

A씨는 대학 진학과 자녀 양육을 이유로 입대를 연기해 왔으며, 결국 최대 연기 가능 기간인 730일이 지난 뒤에도 입대하지 못했다. 그는 수차례 생계 곤란을 이유로 병역 면제를 신청하기도 했지만 병무당국은 제출된 자료만으로 이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A씨는 병무청을 찾아 “다음 기일에는 반드시 입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지만, 이후에도 입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법정에서 A씨는 입대를 거부한 이유로 “아내와 이혼하면서 아이 셋을 혼자 키워야 하는 부담 때문에 복무가 어려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그동안의 행적과 생활 양태 등을 종합해 볼 때 단순한 사유로 병역 의무를 회피하려 했다는 판단을 내렸다. 특히 자녀 양육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자녀들을 본가에 맡겨둔 채 다른 지역에서 생활한 정황 등이 재판 과정에서 드러나면서 그의 주장은 법적 면제 사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상황이 어려운 것은 이해하지만, 병역 의무는 국민으로서 지켜야 할 최기본의 법적 책임”이라며 “병역 회피에 대한 명백한 사유로 인정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이 전과가 없고 미성년 자녀를 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