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잃은 슬픔이 부모나 형제자매를 떠나보낸 고통보다 더 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반려동물 사별 고통이 인간 사별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가 처음으로 제시된 것입니다.
지난 14일(현지 시각) 아일랜드 메이누스대학교 필립 하일랜드 교수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한 연구에서 영국 성인 975명을 대상으로 사별 경험을 분석했습니다.
연구 결과, 반려동물과 인간 모두를 잃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 중 21%가 반려동물의 죽음이 더 견디기 힘들었다고 응답했습니다.조사 대상자 거의 전원이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경험했다고 답했으며, 32.6%는 반려동물의 죽음을 겪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중 21.0%는 반려동물의 죽음을 가장 고통스러운 사별 경험으로 꼽았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반려동물을 잃은 사람 중 약 7.5%가 '지속성 애도 장애'의 임상 기준을 충족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가까운 친구나 일부 가족 구성원을 잃었을 때 나타나는 비율과 유사한 수준입니다. 지속성 애도 장애는 일상 기능에 뚜렷한 장애가 생길 정도로 사별 후 극심한 고통이 12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연구팀은 반려동물을 잃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지속성 애도 장애를 겪을 확률이 27% 더 높다고 밝혔습니다. 전체 지속성 애도 장애 사례 중 8.1%가 반려동물 상실로 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수치는 부모를 잃었을 때(31%)와 형제자매를 잃었을 때(21%) 사이에 해당하며, 가까운 친구나 다른 가족 구성원을 잃었을 때보다 높은 수준입니다.연구진은 "중요한 것은 '누가 죽었는가'가 아니라, 죽은 사람 또는 동물과 맺었던 관계의 질과 그 관계의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반려동물 사별이 더 큰 고통을 주는 이유 중 하나는 사회적 지지 부족입니다. 연구진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잃은 사람들은 주변의 이해를 충분히 받지 못한 채 힘든 시기를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