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위 밀실 범죄, 잠든 틈을 노린 손길의 끝은 법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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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6.03.09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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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위 밀실 범죄, 잠든 틈을 노린 손길의 끝은 법정이었다

여객기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벌어진 절도 행각이 결국 중형 선고로 이어졌다. 비행 중 다른 승객의 가방을 뒤져 신용카드와 현금을 훔치고 거액을 사용한 50대 중국인이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항공기 내 보안과 승객 안전 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 법원은 절도와 사기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해당 피고인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범행 수법과 피해 규모, 범행 이후의 행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죄질이 상당히 무겁다고 판단했다. 피고인은 일부 혐의를 부인했지만 여러 증거를 통해 범행 사실이 인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범행은 국제선 여객기 안에서 시작됐다. 홍콩에서 인천으로 향하는 비행 중, 피고인은 다른 승객이 잠든 틈을 노렸다. 좌석 위 수하물 보관함을 열고 가방을 뒤져 신용카드와 현금을 몰래 챙겼다. 밀폐된 기내 공간, 제한된 이동 환경, 서로 모르는 승객들이 섞여 있는 상황이 범행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행기가 착륙한 뒤 범행은 더 큰 피해로 이어졌다. 피고인은 국내 입국 후 공범들과 합류해 서울 도심 금은방을 돌아다니며 훔친 카드로 귀금속을 대량 구매했다. 이렇게 사용된 금액만 1억 원대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단순 절도를 넘어 조직적 소비 범죄로 확장된 셈이다.

범행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한 차례 범행 이후 중국으로 돌아갔던 피고인은 다시 같은 방식의 절도를 시도했다. 또 다른 국제선 항공편에서 동일한 수법으로 돈을 훔친 뒤 입국하려 했지만, 이번에는 공항에서 덜미가 잡혔다. 반복적이고 계획적인 범죄라는 점이 형량 판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범행 수법이 치밀하고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은 점을 특히 무겁게 봤다. 피해자들과 합의가 되지 않았고, 범행 이후 행적 역시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이 있었다는 판단이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반성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처벌받은 전력이 없다는 점은 일부 참작됐다.

이번 사건은 항공기라는 특수 공간이 범죄에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승객 대부분이 장시간 이동으로 피로를 느끼고 잠에 들기 쉬운 환경, 제한된 감시 범위, 개인 물품 관리의 어려움 등이 범행 기회를 제공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기내 수하물 보관함은 여러 승객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간인 만큼 관리 사각지대가 생기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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