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한 벌통 안에 여왕벌이 없다는 이유로 양봉업자를 살해하고 시신까지 유기한 고령의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단순한 거래 분쟁에서 시작된 갈등이 돌이킬 수 없는 범죄로 이어지면서 지역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은 전라북도 정읍시 북면의 한 외진 양봉 움막에서 벌어졌다. 평소 홀로 양봉을 하며 생활하던 피해자는 외부와 접촉이 많지 않았지만, 특정 시점 이후 연락이 완전히 끊기면서 가족이 이상함을 느꼈다. 피해자의 아들은 부친과 연락이 닿지 않자 실종 신고를 했고, 경찰은 단순한 연락 두절이 아닌 사건 가능성에 주목해 수사에 착수했다.
초기 수사 과정에서 경찰은 피해자의 차량 상태가 평소와 다르다는 점을 확인했다. 차량 외부에 흙이 묻어 있었고, 차량 블랙박스가 강제로 분리된 흔적도 발견됐다. 이는 단순 실종이 아니라 외부 개입 가능성이 있다는 정황으로 판단됐다. 경찰은 실종 사건을 범죄 수사로 전환하고 주변 폐쇄회로 영상을 확보해 분석에 들어갔다.

영상 분석 결과 사건 당일 특정 인물이 피해자의 움막을 방문한 정황이 포착됐다. 경찰은 해당 인물을 특정해 조사에 나섰고, 집중 추궁 끝에 범행 사실을 자백받았다. 피의자는 피해자를 둔기로 때려 살해한 뒤 인근 야산에 시신을 묻었다고 진술했다. 이후 경찰은 곧바로 현장 수색을 진행해 실제로 야산에서 시신을 발견했다.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범행 동기는 충격적이었다. 피의자는 피해자로부터 벌통을 구매했지만 그 안에 여왕벌이 없었다는 점에 크게 분노했다고 진술했다. 양봉에서 여왕벌은 군집 유지와 번식에 핵심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여왕벌이 없으면 사실상 벌통의 가치가 크게 떨어진다. 그러나 거래 문제로 인한 불만이 살인이라는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진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비극적 결과였다.
경찰은 사건 직후 피의자를 긴급 체포했으며, 피해자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진행했다. 동시에 계획성 여부와 범행 전후 행적, 거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하며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했다. 이번 사건은 농촌 지역에서 이뤄지는 개인 간 거래가 때로는 감정적 갈등으로 확대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고령층이 중심이 되는 소규모 산업에서는 법적 절차보다 개인적 신뢰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분쟁이 발생할 경우 감정 충돌이 격화되기 쉽다는 지적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