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부 후배들에게 벌인 폭행·성추행, 항소심에서 감형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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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6.03.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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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부 후배들에게 벌인 폭행·성추행, 항소심에서 감형된 이유

대구의 한 고등학교 운동부에서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폭행과 성추행을 일삼던 20대 남성 두 명이 항소심 재판에서 원심보다 형량이 낮아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은 후배를 수치심을 주는 행위로 괴롭힌 혐의 등으로 기소됐지만 항소심에서 징역형을 집행유예로 바뀌었다. 경찰과 법원은 이 사건이 단순한 운동부 내 악습을 넘어 형사 책임 대상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양형 이유를 두고 여러 복합적인 사정을 고려했다.

사건의 발단은 배구부 숙소에서 일어났다. A씨는 지난 2022년 5월 배구부 숙소 샤워장에서 후배의 항문을 벌려 다른 학생들에게 보여준 뒤 촬영하는 등 심각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동을 한 혐의를 받았다. 같은 해에는 모텔에서도 후배의 신체 일부를 촬영해 성적 모욕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행동은 단순한 장난을 넘어 피해자들에게 큰 정신적 충격을 준 행위로 평가됐다.

이뿐만 아니라 A씨는 숙소에서 다른 후배들에게 ‘기절놀이’를 강요하는 등 신체적 위험을 조장하는 행동을 반복했고, 또 다른 피해자에게는 정서적 학대와 구타를 수차례 가한 정황도 드러났다. 함께 기소된 B씨 역시 후배들에게 불필요한 일을 시키거나 폭력을 행사하며 압박을 줬다는 혐의를 받았다. 이 같은 행위로 일부 피해자들은 전학을 가거나 취미로 해오던 운동을 그만두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1심에서는 두 사람 모두 실형이 선고됐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을 파기하며 형량을 낮췄다. 재판부는 배구부 내에 선후배 간 비인격적인 대우와 폭력이 관행처럼 존재해 이들이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범행을 저질렀던 측면이 있다는 점과 함께 피고인들이 재판 과정에서 반성하고 피해자들에게 일정 금액을 지급한 사실, 초범이라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다만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조치는 그대로 유지됐다.

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이들 피고인의 행위가 중대한 신체적·정서적 피해를 준 범죄임을 인정하면서도, 사건이 속한 환경적 요인과 초범이라는 상황을 판단에 반영했다는 점을 밝혔다. 운동부 내 악습이나 문화적 배경도 일부 참작 요소로 작용했지만, 피해 회복과 반성 여부가 양형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됐다.

이번 사건은 운동부 같은 폐쇄적인 조직에서 발생할 수 있는 폭력과 성적 학대가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법원이 형량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가해자 개인적 사정과 피해 회복 노력 등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다시 한번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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