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을 앞두고 중국산 김치를 국내산으로 속여 판매하거나 원산지를 제대로 표시하지 않은 업체들이 대거 적발됐다. 외식업소와 식품 관련 업체들이 값싼 수입 농산물을 사용하면서도 이를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먹거리 안전과 원산지 표시 신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김장철 수요 증가에 대비해 김치 제조업체와 유통업체, 음식점 등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점검을 실시한 결과 원산지 표시 규정을 위반한 125곳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점검 대상은 전국에서 약 2만4천여 곳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수입 농산물의 원산지를 속이거나 표시 자체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적발된 업체 중에서는 일반음식점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전체 적발 업체 가운데 104곳이 음식점이었으며, 김치 제조업체 7곳, 위탁급식업체와 통신판매업체가 각각 4곳씩 포함됐다. 특히 음식점에서 제공되는 김치의 경우 손님들이 원산지를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점을 악용한 사례가 많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대표적인 위반 사례는 중국산 배추로 만든 김치를 국내산으로 표시해 판매하는 방식이었다. 일부 음식점에서는 중국산 배추김치를 사용하면서도 메뉴판이나 원산지 표시판에 ‘국내산’ 또는 ‘국내산·수입산’이라고 표기해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국내산 김치를 먹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수입 농산물이 사용된 셈이다.
김치 제조업체에서도 비슷한 방식의 속임수가 확인됐다. 일부 업체는 중국산 배추를 사용해 김치를 만든 뒤 배추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표기해 판매했다. 제조 과정에서 사용된 원재료의 실제 출처를 숨긴 채 국내산 제품인 것처럼 유통시킨 것이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건고추 원산지를 속인 행위도 적발됐다. 한 도매업체는 중국산 냉동 건조 홍고추와 국내산 건고추를 섞어 판매하면서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표시했다. 이처럼 서로 다른 원산지의 농산물을 혼합해 판매하면서도 소비자에게는 국내산 제품으로 인식하도록 만든 것이다. 이 같은 원산지 조작이 늘어난 배경에는 농산물 가격 상승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폭염 등 기후 영향으로 국내 농산물 가격이 상승하면서 값이 저렴한 수입 농산물 사용이 늘었고, 이를 숨기기 위해 원산지를 속이는 사례도 함께 증가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