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가 새벽 시간 도로에 누워 있던 사람을 미처 발견하지 못해 차량으로 치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고와 관련해 법원이 무죄 판단을 내렸다. 법원은 당시 상황이 일반적인 운전자가 예견하기 어려운 특수한 상황이었다고 판단하며 운전자에게 형사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봤다.
사건은 충남 보령의 한 도로에서 발생했다. 20대 운전자 A씨는 새벽 시간 차량을 운전하던 중 도로 위에 누워 있던 50대 남성 B씨를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차량으로 밟고 지나가는 사고를 냈다. 사고는 오전 3시 30분경 발생했으며 당시 주변은 어둡고 차량 통행도 많지 않은 시간대였다. 이 사고로 B씨는 심각한 부상을 입었고 결국 숨졌다.
사고 이후 검찰은 A씨가 전방주시 의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며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운전자가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였다면 도로 위에 있던 사람을 발견하고 사고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 과정에서 다양한 상황이 검토되면서 사건의 판단은 달라졌다.

조사 결과 사고 당시 피해자 B씨는 술에 취해 도로 위에 누워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18%로 매우 높은 수준의 만취 상태였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정상적인 보행이나 움직임이 어려울 정도의 상태였으며, 그로 인해 도로 위에 누워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사고 당시 여러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우선 사고가 발생한 시간대가 새벽이었고 주변이 어두웠다는 점이 중요하게 검토됐다. 피해자는 위아래 모두 어두운 색 옷을 입고 있었고, 도로 오른쪽에는 차량들이 주차돼 있어 일부 시야가 가려져 있었다. 특히 피해자의 하반신은 주차된 차량에 의해 일부 가려진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차량 속도 역시 제한 속도를 초과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당시 운전자가 과속을 하거나 위험한 운전을 한 정황도 발견되지 않았다. 법원은 이러한 요소들을 고려할 때 운전자가 도로 위에 누워 있던 사람을 사전에 발견하고 피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히 일반적인 도로 상황에서는 사람이 도로 한복판에 누워 있는 상황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통상적인 운전자가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발생한 사고라면 단순히 결과만으로 운전자의 과실을 인정하기는 어렵다는 취지였다.
